[토리노=연합뉴스]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동계올림픽 썰매종목 경기장의 위험성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 체사나의 산 중턱에 건설된 토리노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경기장은 가파른 굴곡과 긴 코스로 현존하는 썰매 트랙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경기장에서 13일(한국시간) 연습 중이던 여자 루지 선수가 손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각국 선수단에 다시 한번 '안전주의보'가 발령됐다. 불운의 주인공은 52세로 최고령 여자 루지 선수인 앤 애버너티(버진 아일랜드).
애버너티는 다음 날 열릴 여자 루지 예선과 결승을 앞두고 코스 적응훈련을 하다가 16번과 17번 코스에서 트랙 내벽과 충돌, 썰매가 뒤집혀 손목이 부러졌다.

이로써 토리노 트랙은 개장 직후인 지난해 1월 브라질 루지 선수 헤나투 미조구치를 시작으로 1년만에 벌써 두번째 중상자를 내 공포의 코스라는 악명을 얻게 됐다. 미조구치는 당시 루지 월드컵을 앞두고 연습 경기를 하다 썰매가 뒤집히며 머리를 크게 다쳐 뇌수술까지 받았다. 애버너티는 사고 직후 바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부상이 심각해 경기출장이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는 1천200∼1천500m의 얼음 주로에서 속도를 겨루는 종목으로 주행 속도가 시속 130㎞에 달하기 때문에 경기 도중의 사고는 종종 치명적인 부상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루지와 스켈레톤, 봅슬레이 선수는 건강진단과 보험 가입을 거쳐야만 선수 등록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