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를 떠나 하루를 보내는 것도 마음의 여유를 찾는 좋은 여행이 됨직하
다.
도심 가까이 아름다운 산과 호수 그리고 추억의 통기타 음악이 있는 의왕
시 백운호수를 소개한다.
승용차로 의왕~과천 고속화도로 의왕톨게이트에서 서울 방면으로 5㎞쯤 달
리다보면 오른쪽에 아담한 호수 하나가 나온다.
여기가 바로 백운산과 청계산, 모락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백운호수다.
백운호수(제방길이가 253m 담수면적이 60여㏊)는 의왕시 학의동에 자리하
고 있으나 청계저수지로 더 명성이 높다.
1953년 9월 농사용으로 조성됐지만 백운산과 청계산 계곡물이 호수로 흘러
들어 물이 맑고 자연경관이 매우 뛰어나다.
최근에는 호수 주변에 음식점, 카페 등이 집중되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
도 많은 행락객과 아베크족이 찾아 오는 수도권 명소가 됐다. 특히 저녁이
면 카페의 네온사인으로 인해 호수 주변은 불야성을 방불케하며 70~80년대
를 풍미했던 통기타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백운호수의 자랑인 이들 라이브 카페는 커피에서 부터 각종 희귀차에 이르
기까지 다양해 기호에 맞는 차맛을 볼 수 있고 가수들이 들려주는 노래는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 준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라이브카페가 밀집된 호수 북쪽이나 제방에서 호수
를 바라보면서 왼쪽으로 가면 좋다.
'J앤드J" '리스케빈" '아리조나" '쉘브르" '라이브 하루" 등의 카페는 최백
호, 하남석, 유익종, 남궁옥분, 채은옥등 왕년의 인기가수는 물론 무명가수
들이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30분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나와 노
래를 선사하는데 음료는 6천~1만원, 맥주 칵테일은 7천~1만4천원, 스테이
크 스파게티 등 식사류는 1만5천~4만9천원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인기 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역을 맡았던 김영철씨가 운영하는
카페 '배다",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이
태리 전문 레스토랑 '올라", 민가를 개조해 전통의 향취를 느끼는 동시에
주인이 직접 재배해 내놓는 더덕무침이 일품인 민속주점 '두레박" 등이 행
락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백운호수에서 유일하게 각종 도예품 및 그림과 커피잔 등 생활
자기를 판매하는 갤러리카페 '모퉁이", 모짜렐라 치즈를 돈가스 위에 얹어
향과 맛이 특이한 이탈리안 돈가스가 인기인 '똘레랑스"가 지친 여행객들
의 입맛을 돋워준다.
카페같은 밀폐공간이 답답한 사람은 시원하고 탁트인 호수를 가르는 신나
는 모터보트를 즐기거나 호수를 끼고 2.2㎞의 순환도로가 나있어 연인·부부
가 왔다면 드라이브나 산책하기도 좋을 듯하다. 모터보트는 한번에 5분정
도 타는데 스릴은 놀이동산에 온 것 이상으로 기가 막히며 기본적으로 4바
퀴를 돈다. 사람이 많지 않을 경우 말만 잘하면 더 태워 주기도 한다.
귀가 길에는 인덕원 방면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청계 분재단지를 둘러
보는 것도 괜찮다.
분재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에는 1천여종의 분재와 동양란
을 비롯 각종 희귀식물의 꽃이 사시사철 피어 있다.
호수 주변에 조성된 공영주차장의 자동차 전용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
도 또 다른 추억거리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