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피서계획을 짜 보지만 마땅히 생각나
는 곳이 떠오르지 않는다. 유명 관광지나 해수욕장을 찾아 보지만 교통체증
과 북적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짜증나는 피서가 될 것이 뻔하고 주머니 사정
을 생각해보면 피서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이럴때 하루정도의 시간을 내 도심속의 공원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
 밀려드는 사람들에 치일 필요도 없고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꽃과 우리의
농촌을 알려줄 수 있는 곳, 바로 농촌진흥청이다.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의 1일 현장학습장으로 안성맞춤인 농촌진흥청은
방문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을 완벽하게 갖춰 놓고 있다.
 첨단 농업시설에서부터 전통 농경문화까지 누구나 우리나라 농업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하고 있는 농진청. 학생들의 견학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다.
 총 면적 2만2천여㎢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하는 농진청에 들어서면 먼저
서호(西湖)가 눈에 띈다. 정조대왕이 농업연구를 위해 조성했다는 인공호수
인 서호 주변에는 최근 새롭게 단장한 산책로가 있다. 이곳은 연인들의 데
이트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어 농업과학관을 찾으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각종 작물의 표본과 농
업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가득 들어차 있다.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현장 학습장인 이곳에는 현대농업관, 농경
유물관, 농자재전시관으로 구분돼 있으며 500여점의 농경유물과 현재 농업
에 활용되고 있는 여러종류의 농자재들을 둘러 볼 수 있다.
 작물시험장에는 동의보감에 나와있는 각종 약초들인 천궁, 지황, 당귀,
백출 등 십전대보탕에 사용되는 각종 한약재들이 자라고 있다.
 북한산 벼품종을 구경할 수도 있고 조금만 이동한다면 최근 건강식품으
로 인기를 끌고 있는 동충하초와 누엣가루, 뽕잎 등을 만날 수도 있다.
 우리 잠업역사를 설명해주는 잠사과학박물관과 함께 누에사육실이나 곤충
표본 전시실을 찾아보면 신비로운 곤충들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탑동의 원예연구소에는 온실들이 가득차 있다. 이곳에는 각종 화훼들이
그 자태를 뽐내고 있으며 특히 전세계 교역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선인장 비모란의 오묘한 꽃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비모란 뿐만 아니라 포인세티아, 장미를 비롯해 우리나라 산야에 자라는
각종 자생화를 키우는 화단이 조성돼 있어 꽃들 사이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
는 한장의 사진은 추억의 장면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 이목동 원예연구소에는 각종 과수 작물들이 탐스럽게 무르익어가고 있
고 아이들에게는 과일들이 익어가는 과정을 보여줄 수 있어 공부도 된다.
 국산 신품종 연구를 위해 각종 교배 실험을 하고 있는 나리(백합)나 국
화, 카네이션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밖에 국내 농업기계를 볼 수 있는 농업기계화연구소, 축산기술연구소
등도 화장실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일반인들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다만 농업과학관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공휴일에
는 개관하지 않으므로 주의를 해야한다. 사전에 약속을 하면 농진청관계자
의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역전에서 버스편으로 서울대 농생대 정문앞 하차(5분거리), 버스편 720,
84, 36, 37, 38, 92, 13-2. 문의:031-290-8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