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는 광교산에서 등산객들이 숲이 우거진 등산로를 거닐며 산행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상·하광교동에 위치한 광교산(光敎山).
옛이름은 광악산(光岳山)이었으나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싸워 이기고 돌아오며 광악산 행궁에 머물 당시 광채가 하늘로 솟아 오르자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며 광교산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주소지가 수원에 속해 있지만 인근 의왕시와 용인시 역시 광교산의 수혜대상지다.
해발 582m인 시루봉을 중심으로 북서쪽에는 백운산(564.2m)이, 남쪽에는 형제봉(448m)이 위치하고 있다.
백운산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계곡은 의왕시 백운저수지에 모이고 형제봉과 광교산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계곡은 수원시의 중요한 수원을 이루는 광교저수지에 모이게 된다.
도심을 탈피하고픈 도시민들의 욕구와 문명의 이기에 나약해져만 가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인식들이 바뀌면서 광교산은 수도권 중·남부 주민들에게 최대의 휴식처와 체력단련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4~5년 전만해도 산을 좋아하는 '동호인'들이나 회사 야유회 정도의 장소로 여겨졌던 광교산 등산길은 이제 남녀노소로 늘 북적거린다.
아들의 손을 잡고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30대 직장인에서부터 청춘을 돌려받기 위해 내 몸부터 수신(修身)하는 60대 이상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광교산은 청정의 상태로 그들을 보듬는다.
윤승권(37·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씨는 “일요일마다 친구들과 아침 일찍 산을 오릅니다.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어 좋고 직장생활로 인해 만날수 없었던 친구들과 함께 할수 있어 더없이 좋습니다”라며 “광교산을 오른지 한달여 밖에 안됐지만 광교산의 '팬'이 됐다”고 말한다.
광교산을 오른지 1년여가 다 돼간다는 이대현(37·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씨도 “처음에는 비만에 가까운 7살난 아들의 살을 빼기 위해 어렵게 결심한 등산이 지금은 빼놓을 수 없는 나의 일상이 됐다”며 “나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시작한 광교산찾기가 이제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광교산 예찬론을 폈다.
이곳에 오면 '맨발의 산악인(?)'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수원시가 등산로 초입의 제1목교~숲속의 호수까지 120m에 통나무와 화강석, 콩자갈 등을 이용, 지압효과를 높일 수 있는 폭 1.5m의 맨발 등산로를 설치했기 때문.
특히 시는 이같은 지압재료를 강도가 낮은 것에서부터 높은 것까지 10단계로 조정해 깔아 지압효과를 높인뒤 끝 지점에는 산골 옹달샘을 마련했다.
이같은 '건강보조 등산로'가 구전되면서 평일에는 5천~6천명, 주말에는 1만5천~2만명이 이곳을 찾고 있다.
김경수(44·수원시 팔달구 영통동)씨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목 뒷부분이 자주 뻐근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3년전부터 이곳에서 맨발 등산을 하고 있다”며 “등산을 통해 체력이 증강되고 이같은 지압효과까지 얻을수 있어 확실히 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고 평했다.
이곳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산에서 샘솟는 '약수'때문이다.
수월하지 않은 등산코스를 땀을 뻘뻘 흘리며 완주하고 나면 생명수와도 같은 약수가 곳곳에서 등산객들을 맞이한다.
등산로 입구 창선사지 약수터가 단골이라는 박천서(70)씨는 “이제는 힘이 부쳐 등산을 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함께 약수터에 매일 와 간단한 맨손체조를 한뒤 약수를 받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운동이 된다”며 “집과 가까워서 좋다”고 말했다.
수원시내에서 5~10분 거리, 서울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과천행버스(797번)나 수원역에서 광교산, 상·하광교동, 경기대행 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8번 버스는 상·하광교동 내부까지 순환한다. 자가용을 이용해도 동수원 IC, 북수원 IC에서 광교저수지 방향으로 또는 1번국도에서 광교저수지 방향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수도권 산림욕장중 가장 긴 10㎞의 산림욕로, 주차장과 산림욕로 사이를 오가는 무료셔틀버스, 호텔급 수준의 반딧불이 화장실, 광교저수지를 싸고 도는 산책로 등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등산로뿐 아니라 다양한 시설을 갖춘 휴식처로서의 인식을 심어준다.
자신을 '광교산 마니아'라고 소개한 최정근(41)씨는 “시루봉정상에 오르면 수원 영통신도시와 용인수지, 성남 분당까지 한눈에 들어와 마치 모든 도시를 내가 품고 있는 듯한 호연지기를 느낀다”며 “4계절마다 색다른 맛을 주는 광교산을 모든 이들이 더욱 사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