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조상들은 동(冬)장군이 엄습하는 겨울이면 비상식량(?)인 김장을 하느라 온가족이 모여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무를 채써는데 바쁜 하루를 보냈다.
김장은 동네 어른들에게 안주(김장김치)와 함께 막걸리 한잔을 마음껏 마실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고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간식거리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김장은 말 그대로 동네잔치였다.
김장을 담그기 위해서는 배추나 무 등 주재료가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김장김치의 맛깔스런 참맛을 내는 데에는 젓갈이 들어가야 한다.
요즘은 비린내 등을 이유로 젓갈을 넣지 않고 김치를 담그는 가정도 많아졌지만 그래도 김장김치에는 젓갈이 들어가야 제맛이다.
주부들이 김장을 담그기 전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도 젓갈 고르기. 김장철을 앞두고 지금 인천 소래포구에는 벌써부터 좋은 젓갈을 고르기 위한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소래포구는 젓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구의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하루 나들이코스로도 제격이다.
평일에는 1만여명, 휴일이면 3만여명의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최근에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어 주말을 이용해 소래포구를 찾을 경우에는 약간의 복잡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좋은 젓갈도 사고 시원스런 바다내음을 맡으며 일상생활의 고단함을 털털 털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소래포구와의 만남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인고속도로나 서해안 고속도로, 수인산업도로등을 통해 소래포구를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제물포역이나 주안역에서 내려 소래포구행 시내버스를 찾으면 된다.
이곳을 찾으면 새우젓, 멸치젓, 황석어젓, 밴댕이젓, 까나리액젓 등 우리들 김장에 필요한 다양한 젓갈들과 만날 수 있다.
수도권의 가장 큰 새우젓 집산지인 소래포구. 차에서 내려 양쪽에 늘어선 50여개의 횟집을 지나면 바다내음을 흠뻑 머금은 포구가 눈에 들어오고 수협 소래어판장이 나온다.
물때를 맞춰가면 덕적도 등 인천 앞바다에서 2~3시간전에 잡아온 각종 생선, 새우 등을 만날 수 있고 어판장에서는 경마사들의 수신호와 함께 삶의 진한 냄새가 배어있는 고함소리도 들을 수 있다.
판장 오른쪽에 있는 소래철교로 가는 길목에는 300여개의 가게가 몰려있는 어시장이 있어 각종 생선류와 어패류, 건어물류, 젓갈류 등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새우젓은 음력 6월에 담근 것이 육젓, 오월에 담근 것이 오젓, 가을(음력 9월)에 담근 것을 추젓으로 나누지만 이중 육젓을 으뜸으로 쳐준다. 가격도 물론 가장 비싸다.
육젓은 새우젓 중 최상품으로 새우의 크기와 허리굽은 정도가 고른게 특징이다. 색깔이 다른 새우젓보다 맑고 투명한 연분홍빛을 띠고 있다. 새우젓을 살때는 일반적으로 2~3군데 가게를 돌아보고 가격과 제품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본뒤 사는 것이 좋다. 육젓은 1㎏에 2만~3만원, 오젓은 1만~2만원, 추젓은 1만~1만5천원 가량을 받는다. 최상품 육젓의 경우에는 3만5천원까지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멸치젓과 밴댕이젓, 까나리 액젓 등 김장용 젓갈과 다양한 밑반찬용 젓갈들이 손님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아가미젓은 1㎏에 1만2천원, 조개젓과 창란젓은 1㎏에 1만5천원정도면 구입이 가능하다.
젓갈 구입과 함께 소래포구의 유명한 대하(새우)구이 맛보기를 곁들이면 김장젓갈여행은 금상첨화다.
주말을 이용해 소래포구를 찾았다는 주부 김영화(40·평택시)씨는 “김장 젓갈을 사기 위해 가족과 함께 소래포구를 찾았다”며 “젓갈도 저렴하게 사고 오랜만에 펄펄뛰는 대하구이를 맛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젓갈을 구입한뒤 어시장을 지나면 94년까지 협궤열차가 다니던 소래철교가 한눈에 들어온다. 8m높이의 철교에 올라서면 탁 트인 바다와 떼지어 날아다니는 갈매기 무리, 오고가는 작은 어선들, 조업을 마치고 포구에 정박해 있는 100여척의 어선 등 포구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소래포구 어촌계:032-442-6887

소래포구 가는 길
 ●찾아가는 길:서해안 고속도로 월곶 IC에서 나와 우회전해서 진행하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좌회전해서 조금만 가면 좌측으로 월곶포구가는 길이 있고 그냥 직진하면 좌측으로 구부러진 길이 나온다. 노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서 다리를 건너면 소래포구다.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에는 인천쪽으로 가다 부천IC를 지난 직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판교방향으로 간다. 장수교차로에서 빠진후 남동구청, 소래 방향 표지판을 보고 진행하다 남동구청앞으로 난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가면 소래포구가 나온다.
 전철을 이용할 경우에는 제물포역(21번)과 주안역(38번)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