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ET(외계생물체)없나요.”
사춘기 시절 여름 한밤중에 참외밭에 홀로 서 있는 원두막에서 이성친구와 밤하늘을 이불삼아 별들을 쳐다보며 있을지 모를 외계인을 더듬어 본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다.
“저기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나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는 애절한 사랑의 무대인 은하수가 있고 큰곰자리, 독수리자리, 그밑에 카시오페아가 우리를 보고 반짝이고 있지….”
평소 관심은 있으나 좋아한다는 말은 가슴에 꾹 참고 별이름을 대며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던때 외계인이 산다는 별은 늘 단골로 등장한 명사였다.
때문에 혹 나이가 들어 우연히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고 어린시절 한 여름밤의 추억에 빠져드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용인시 기흥읍 서천리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교육관이 튤립꽃이 만개한 봄밤에 이렇듯 어린 시절을 느끼게하는 추억의 별여행을 떠날 별마니아들을 손짓해 부르고 있다.
6년전 기린자리 근처에서 수백년동안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던 새별인 변광성을 발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우주과학교육관내 천문대, 전시장 등 2곳에서 19일 오후 7시부터 2시간여동안 ET를 찾는 대장정에 나서는 것이다.
이번 봄관측에는 국내 대학보유 최대 규모인 거울직경이 76㎝로 육안의 1만5천배에 달하는 반사망원경 견학과 소구경망원경을 이용해 달, 목성, 토성, 성운, 성단 등을 관측한다.
돔형으로 지어진 우주과학교육관내 전시장에서는 특히 우주탄생에서 생명의 진화, 인류역사, 미래인류에 이르기까지 우주와 인류의 변천과정을 영상과 전시물 등으로 보여준다.
또 천문지식이 서툰 일반인이나 학생들을 위해 우주와 별자리에 얽힌 그리스 신화 등 간단한 강좌도 마련, 아마추어들에게 생활속의 천체에 대한 흥미도 갖게 한다.
경희대천문대 김상준(우주과학과 교수)대장은 “지구는 우주를 구성하는 별속에 떠 있는 조각배다.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과학이며 이번 관측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캐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용인>

◆ 경희대천문대 인공위성 관측해보니…
유달리 하늘이 높아 보이는 날 밤하늘을 쳐다보면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황홀한 모습들을 띠고 있지만 개중에 무시무시한 별들도 있다. 가짜별인 인공위성들이다.
위성의 금속몸체와 태양전지판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여 별처럼 혼돈되는 이들 인공위성은 9천여개나 하늘에 떠다니고 있다. 이중 1천200여개는 실제 가동중인데 지난 98년 발사된 북한의 인공위성을 포함해 500여개는 한반도 상공을 지나다니고 있다.
이들 인공위성들은 첩보수집을 위한 스파이위성들이 대부분이어서 미국, 일본 등 각 나라들은 이를 추적하여 자국의 이익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 대학에서는 드물게 경희대 천문대에서 인공위성관측소(KOSOF)를 운영, 우주감시체계를 구축하여 한반도위를 지나는 위성을 감시하고 있다.
직경 30㎝ 규모의 주망원경과 위성추적관련 장비 등으로 위성에서 반사된 빛의 스펙트럼을 이용해 위성임무와 발사한 나라 등을 훤히 꿰뚫고 있다.
경희대의 인공위성관측소 운영은 미국 등이 위성을 상업·군사적으로 가동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익확보와 자주적 영공수호를 위한 목적이다. 최근 추적에 성공한 러시아의 코스모스2082 위성의 발사목적 등 수집데이터는 정보공유 차원에서 관련기관 등에 고스란히 제공돼 대책을 마련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번 경희대 천문대 봄관측행사에는 여지껏 개방하지 않았던 인공위성관측소를 살짝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어 별마니아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