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내장산의 단풍은 내장산 국립공원 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널찍하게 가꾸어진 잔디밭을 따라 단풍나무들이 그늘을 만든다. 그늘마저도 단풍을 닮아 붉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의 단풍은 곱다.

눈을 들면 내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단풍이 가을햇살 아래 투명하다. 그 맑은 빛이 너무 붉어 눈부시다. 내장사 앞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단풍들이 터널을 이루어 인간의 언어로는 적절한 감탄사마저도 찾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그냥 눈으로 마음으로 즐기기만 하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찬사다. 흠이라면 인파가 많다는 것이지만 복잡한 시간대를 피하고 평일을 이용하면 비교적 덜 시달릴 수 있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정상부근까지 갈 수 있지만 제대로 즐기려면 산행을 해야 제 맛이다. 수북수북 밟히는 낙엽들이 산행 길을 함께 한다. 내장산은 비록 763m밖에 되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지형들이 절경을 이룬다.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붉게 타는 단풍의 물결이 넘실넘실 출렁인다. 그 현란함에 취해 하산길이 위태롭다.


▲북한산=북한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도봉산은 송추계곡과 원도봉계곡이 암봉들과 어우러져 있는 명산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도봉산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도봉산의 산행은 계곡을 따라 시작된다. 계곡물을 향해 낮게 드리워진 단풍의 정취에 그만 발이라도 담그고 싶다. 단풍의 빛을 닮고 싶은 마음으로 흐르는 물이 주춤거린다. 북한산의 이름에 가려진 감이 있지만 도봉산은 그 산세가 아름다워 곳곳에 발길을 붙잡은 비경들이 많다.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도봉산으로 오르는 길은 정상으로 가까워질수록 가파르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정상 가까이에서는 암릉들이 거대한 몸을 세운 틈을 기다시피 올라야 하기도 하고 암릉의 등을 타 넘기도 해야 한다. 도봉산 정상에서 바라다보이는 것은 바위 능선마다 피어나는 단풍의 물결이다.


▲소요산=가끔은 기차를 타고 가까운 거리를 가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선뜻 나서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럴 경우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산이 소요산이 아닐까한다.

소요산은 특히 가을 산행이 즐거운 곳으로 단풍이 진 풍경이 멋있기로 이름난 곳이다. 또 의정부에서 1시간이내의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즐겁게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코스를 선택하기에 따라서 한두시간정도에서부터 하루 종일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까지 다양하고 또한 암벽을 깎아서 만든 자재암의 모습은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단풍 길은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단풍나무가 우거진 1㎞ 남짓한 산책로를 따라 오르면 신라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원효암 일주문에 닿는다. 맑은 계곡 수에 비친 울긋불긋한 단풍잎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