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바다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것은 개펄이다. 다양한 유기물과 갖가지 바다생물이 살아 숨쉬는 개펄은 자연학습장이자 생태계의 보고. 물론 서해안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개펄을 찾아가 보자.
●볏가리마을(충남 태안군 이원면)
태안반도 북쪽에 있는 볏가리마을은 봄철이면 '쏙' 잡이로 한창이다.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쏙은 3~5월이면 속살이 통통하게 올라 봄철 식탁의 별미로 등장한다. 볏가리마을의 쏙잡이가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뽕대라고 불리는 특이한 도구 때문.
뽕대는 지름 3~4㎝, 길이 50㎝ 가량의 나무막대다. 물이 빠진 개펄에 드러난 구멍사이로 뽕대를 넣었다 빨리 빼면 순간적인 압력에 의해 '뽕'하는 소리와 함께 쏙이 딸려 올라온다. 이 소리가 워낙 요란해 현지에서는 쏙을 '뽕설게' 혹은 '뻥설기'라고도 부른다. 눈과 소리가 동시에 즐거워 가족단위 체험관광객들이 좋아한다.
마을에서 체험장으로 가는 도중에 '구멍바위'와 '소나무산책로' 등이 있어 경치도 빼어나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사구인 신두사구(천연기념물 431호)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볏가리마을은 주민들이 풍년을 기리기 위해 창호지에 오곡을 싸 볏더미에 걸어두던 풍습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촌체험 행사 중 꼭 해봐야할 것은 경운기를 타고 즐기는 개펄 드라이브. 바다에서 따온 굴 구워먹기 등. 대다수 주민들이 민박을 운영하며 한번에 12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 1박2일 4인가족기준 12만원. http://byutgari.go2vil.org. 태안군청 농업기술센터 (041)670-2555.
●대부도(경기 안산시)·영흥도(인천 옹진군)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개펄이다. 11.2㎞에 달하는 시화호 방조제를 지나면 대부도가 나온다. 섬 초입 오른쪽으로 넓은 개펄이 드러난다. 방아머리라는 곳이다. 이 곳에서 구봉이에 이르는 반경 4㎞ 가량이 모두 개펄이다. 바지락, 소라, 따개비, 동죽, 말미잘, 칠게 등이 잡힌다. 인근 간이상점이나 민박집 등에서 호미와 바구니를 빌려준다. 3천원. 큰 돌을 들어내다보면 낙지를 잡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횟집촌이 들어서면서 길을 막아 개펄로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아쉽다.
대부도를 지나 선재교와 영흥대교를 건너면 영흥도가 나온다. 2001년 이곳에 다리가 생기면서 육지가 됐다. 가는 길이 재미있다. 시화호 방조제입구는 경기 시흥시이지만 대부도는 안산시에 속한다. 영흥도는 인천 옹진군 소속이다. 섬을 지날 때마다 행정구역이 바뀐다.
영흥도 개펄은 대부분 주민들이 관리하며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십리포해수욕장에서만은 예외이다. 150년 된 세계 최대의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왕모래와 자갈이 400m가량 드러난다.
개펄에서 잡을 수 있는 것은 대부도와 비슷하지만 접근성이 좋고 수질이 깨끗해 인기가 있다.
●장화리 낙조마을(인천 강화군)
강화도 남단에 위치한 개펄. 유기물이 풍부하고 산소공급이 풍부한 양질의 개펄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서해안 중 조석간만의 차가 7.3이나 돼 바다생물과 육지생물이 골고루 분포하는 곳이다. 세계자연기금(IUCN)과 아시아습지보호협약이 지정한 국내 대표적 습지 중 하나로 천연기념물 419호이다. 개펄에 말뚝을 박고 그물을 걸어 물고기를 잡는 그물낚시가 유명하다. 바닷물이 들어왔다 나가면서 물고기가 그물에 걸리면 맨손으로 잡아 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직접 잡은 물고기로 회나 매운탕을 해먹을 수 있다. 10명 기준 식사포함 20만원. 넓게 펼쳐진 개펄너머로 떨어지는 낙조의 아름다움은 덤이다. 마을에서 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에 가볼만한 서해안 개펄 3선
입력 2004-05-21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4-05-21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진행중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