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2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달리면 확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있다.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안면도. 이제는 사계절 휴양지로 자리매김한 이곳은 2002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로 세계적인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낙조는 세계 어느 곳에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멋지다. 그 중 꽃지 해수욕장에서의 낙조는 아름다움을 더한다.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서남쪽으로 4㎞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꽃지해수욕장.
 
이 곳은 길이 3.2㎞, 폭 400m로 서해안에서는 대천해수욕장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곳이다.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해면이 깨끗하며 수온은 항상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해수욕을 하기에는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방포항에서는 이곳으로 들어오는 싱싱한 생선을 구입해 즉석에서 회를 먹을 수도 있다.
 
깨끗하고 고운 모래와 끝도 없는 백사장을 에워싼 울창한 해송이 이곳의 아름다움과 운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꽃화(花) 못지(池)를 써서 화지로도 불려지는 꽃지는 길고 긴 해변을 따라서 해당화와 매화가 많이 핀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은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가 특유의 모양새를 자랑하고 있는 곳으로서 이 바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일몰 광경은 환상적인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이곳은 사진 작가들에게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해수욕장에서 바다 쪽을 바라보면 자연 방파제가 있는 내파수도와 외파수도가 눈에 들어온다.
 
가슴이 확 트일 정도로 시원스러운 넓은 백사장과 보기만해도 산속의 푸르름을 연상케 하는 우거진 송림, 서해에서는 보기 드물게 맑고 깨끗한 물은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피서객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제 꽃 박람회를 전후해 쏟아져 나온 각종 개발계획으로 개발붐이 일면서 시멘트 벽과 도로 등이 해변가를 둘러싸면서 자연경관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즐길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래의 꽃지 해변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할미·할아비바위〉
 
1천100여년전 신라 42대 흥덕왕 4년 당시 바다를 주름잡던 장보고는 청해진에 거점을 정하고 해상 활동을 펼쳐나가는 동시에 서해안의 견승포(안면도)에도 해상 전진기지를 뒀다. 이 기지를 관할하는 책임자로 승언이라는 사람을 임명했다. 승언은 아름답고 환경 좋은 견승포에 부임하게 된 것을 무척 기뻐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 미도와 아름다운 바닷가를 산책했다. 견승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승언에게 청해진으로부터 군사들을 이끌고 북쪽으로 진군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승언은 사랑하는 아내와 떨어지는 아픔이 있었지만 아내에게 곧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출정길에 오른다. 싸움터에 나간 승언은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미도는 높은 바위에 올라가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2년 가까이 기다렸다. 남편 승언이 틀림없이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바위에 앉아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미도는 끝내 그 바위에서 망부석으로 변했다.
 
몇 해가 더 지난 후 승언이 전쟁에서 승승장구하고 돌아왔으나 아내 미도는 망부석이 되었고 승언은 매일같이 망부석이 된 미도 곁에서 사랑의 노래를 부르다 끝내 숨을 거뒀다. 그 후로 사람들은 이 두 바위를 할미·할아비 바위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안면도의 또 다른 재미〉
 
안면도에는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꽃지에서 5분만 승용차로 달려가면 단일 소나무 숲으로는 세계 최대인 400㏊가 눈앞에 펼쳐지는 멋진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이 안면자연휴양림이다.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안면자연휴양림에서는 산림욕을 비롯해 체력단련장, 전시관, 수목원, 전망대 등이 있어 진정한 웰빙 투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지난 2002년 국제 꽃 박람회 개최지인 해안공원은 해마다 꽃 축제를 열고 있어 이색 체험이 가능하다. 먹거리 역시 풍성하다. 특히 바다에서 갓 건져온 해산물을 낙조와 함께 즐기는 것은 이 곳의 자랑거리다. 이와함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펜션이 크게 늘어 저렴한 비용으로 하룻밤을 머물수도 있다. 당일 여행도 가능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하룻밤 묵는 것도 해봄직하다. 문의: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5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