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중인 경기도문화예술회관장에 金문무 예술의전당 상임감사(64)의 임명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계 일각에서 비판의 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비판의 초점은 3가지. 국민의정부 출범시부터 주창되고 있는 새 인재등용 원칙에 정면 위배되고, 2001년 민간위탁이 예정돼 있는 도문예회관의 장기적 발전계획에 따른 임용이라기보다 징검다리용 인사라는 인상이 짙으며, 金 상임감사의 과거행적에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도가 관장의 전문가영입 원칙을 세우고도 공개적이고 투명한 과정을 거치기보다 소수의 추천만을 받은 상태에서 「인물난」을 내세워 별다른 검증없이 내정한 것도 의식있는 문화계 인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우선 지역 문화계에선 도문화정책이 임기응변식으로 진행되는 데 따른 불안 섞인 불만을 표하고 있다. 단적인 예가 도문예회관과 관장을 바라보는 도의 인식이라는 것.

실례로 도는 그동안 정년을 앞둔 공무원이 쉬어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관장직을 경기문화재단으로의 민간위탁이 검토되던 시기에 줄곧 비워두었다가 위탁이 실패로 돌아가고, 공석상태가 지나치게 길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허겁지겁 인선에 나섰다.

또 4~5년 전부터 「심심하면 한번씩」 거론하던 민간위탁은 헛물만 켰고, 얼마전 다시 2001년 위탁예정을 밝혔으나 이에 대해선 문예회관 내에서조차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등 회관운영에 대한 불확실성만 가중시키고 있다.

문화계의 도문예회관에 대한 현재의 인식은 그동안의 불거졌던 갈등을 불식시키고 도 문화활동의 센터로서 위상과 자립성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 따라서 수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 사회의 현실을 차치하더라도 신임 관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金 상임감사는 일단 퇴직관리로서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 외에도, 1년이라는 계약기간과 나이로 볼때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무리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일고 있다.

수원 문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C씨(39·수원시 권선구 권선동)는 『전임 관장들처럼 「대과(大過)없이」 임기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같다』며 21세기를 앞두고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문예회관의 정체(停滯)를 우려했다.

이밖에 金 상임감사가 예술의전당 건설본부장으로 재직했던 93년 건설비리와 관련, 수사를 받은 적이 있으며 비리가 입증된 허모 전사장의 면직시 책임을 물어 퇴직했던 경력이 있다는 점도 석연찮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 때문에 예술의전당 상임감사로 부임한 지난 봄, 노조가 1달동안 극렬히 임명반대를 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金 상임감사는 『93년 당시 퇴직한 것은 상관의 구속에 따른 도의적 책임으로 물러난 것』이라고 해명하고 『만약 내가 어떤 문제가 있었다면 그뒤 독립기념관, 문예진흥원 등에 감사로 재임용되지 못했을 것』라고 말했다. 또 예술의전당 노조의 임명반대에 대해선 『자체승진하지 않은 인사에 대해 노조가 의례적으로 벌이는 행동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30년동안 굵직한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치러낸 노하우와 경험을 수도권 문예회관에서 마지막으로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