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다양한 대안세력 활성화돼야·-完>

3회의 시리즈를 통해 짚어본 경기도 문화예술계의 문제점은 「새로운 문화의 세기」를 운운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문성·개혁성·도덕성을 무시한 안이한 인선, 기존과 변함없는 관(관변단체)주도의 행사는 생산성과 파급력에서 한계를 드러낸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진짜」 민간단체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며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비평세력도 없다. 시민의 관심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이같은 상황은 문화예술의 대중적 기반 부재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문화계는 이같은 문제의 개선에는 지역문화에 대한 「담론」형성, 새로운 의식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의 활성화, 당당히 제목소리를 내는 올바른 재정구조를 가진 시민단체가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실례로 오는 9월 서울에서 출범하는 「문화개혁시민연대」는 문화개혁의 주체를 시민으로 천명하고 있다. 예술인과 전문가,시민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이 단체는 문화의 핵심을 「공공성」에 두고 문화관련 예산감시와 문화정책 제안은 물론 지역·청소년 문화운동, 주민자치적인 문화활동 조직 등으로 「새로운 문화적 공공영역」을 창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도내에서는 아직까지 이런 세력은 뚜렷하지 않지만 의식있는 개인과 집단이 나름대로 대안세력을 형성해나가고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최근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수원 「화성문화보존회」는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풍물패들인 꼭두·@@굿·풍물촌·어울소리·고향소리 등 젊은단체 대표들과 시민단체·종교계·대학교수 들이 두루 참여,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문화원도 지역에서 인재를 키워나가고 뿌리내리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톨릭청소년문화원(수원시 장안구 화서동)은 이미 무용단·오케스트라·합창단·그룹사운드·풍물패·연극단 등 7개 청소년예술단체를 구성했고 가릉빈가어린이합창단 등을 보유하고 있는 수원포교당 불교문화원 역시 문화에 관심이 높은 단체이다.

이밖에 성남지역에선 예산압박이 큰 단체 중심에서 탈피, 좋은 기획의 프로젝트 형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한 이같은 움직임은 의무방어전 성격의 연례행사에서 벗어나 일 중심, 사람 중심의 의미있는 행사를 비교적 가벼운 부담으로 치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같은 개인이나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해주고 지역 문화행사에 대해 제대로 평가, 비판할 수 있는 독립적인 비평세력이 시민속에서 키워질 때 지역 문화계의 정체성과 의미를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관은 「전시성 행사」에 정열을 쏟아붇기 이전에 이같이 자생적인 시민문화단체를 활성화시키는데 적극적으로 참여, 문화저변확대라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해봄직하다.

다가오는 밀레니엄에는 지역문화예술이 경계없는 무한대의 활동으로 인간의 인간다움과 삶의 진정성을 회복시키는데 이바지해야 한다. 지금까지 축적된 힘을 가감없이 반성하고 새로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는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
/朴商日기자· psi251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