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3일 취임한 김문무 경기도문화예술회관 관장과 산하 4개예술단체 예술감독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10여개월간의 관장 공백이후 취임한 김 관장은 이후 경기문예회관의 당면과제라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개혁방안을 마련, 추진해왔다. 이런 개혁방안에 대해 예술감독들이 “너무 일방적이다” 또는 “예술감독의 권한부분이다”라는 등의 의견을 제시하면서 반발, 대립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관장과 예술감독들은 4개 예술단체의 홍보팀을 묶는 「통합홍보팀」 문제를 놓고 이미 한차례 갈등을 겪었다. 관장은 경기문예회관의 마케팅 능력을 종합적으로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통합홍보팀」을 꾸리려 했지만 예술감독들은 여러가지 실무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에 반대하고 있는 것.

이어 최근에는 도립극단의 뮤지컬과 팝스오케스트라의 서울공연 문제로 관장과 예술감독들간의 갈등이 첨예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립극단 뮤지컬」의 경우 예술감독이 「극단 창립 10주년」 기념공연의 하나로 내년 하반기에 「정조대왕」이라는 뮤지컬을 계획하면서 불거졌다. 관장은 이런 뮤지컬에 대해 일단 극단이 뮤지컬 단체가 아니고, 뮤지컬을 만들기에는 극단예산이 터무니없이 모자란다는등의 현실적인 문제를 들어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뮤지컬 문제를 둘러싼 이런 갈등은 1개월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팝스오케스트라의 서울공연」 문제는 예술감독이 내년 1월 23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신년공연을 추진하면서 제기됐다. 팝스 예술감독은 내년 1월 21일 수원에서 신년공연을 가진뒤 이틀뒤 서울에서 공연을 갖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관장은 경기도민을 우선해야 할 팝스가 신년음악회가 넘쳐나는 서울에서 굳이 신년 초에 공연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팝스의 서울공연문제는 관장이 취임하기전인 지난 6월 대관예약을 마친데다 팝스 예술감독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대립이 더욱 격화되는 상태다.

이같은 갈등과 대립은 비전문가 출신 관장들에 이어 10여개월간의 관장 공백이 파생시킨 휴유증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기득권을 가졌던 예술감독들과 어떤 형식으로든 경기문예회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전문가 출신 관장간의 「헤게모니 싸움」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통보실이나 팝스의 서울공연등의 경우 예술감독들의 요구가 명분이 약해 자칫 「하극상」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데서 우려되고 있다. 경기문예회관의 당면과제인 개혁의 발목을 붙잡는 이런 갈등과 대립은 어쨌든 지양되야 한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