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도단위 문화예술단체들이 작품 제작및 행사비 명목으로 지원된 예산을 단체 운영비로 유용, 문화예술인들의 반발을 사는등 말썽을 빚고 있다.

경기도연극협회는 지난 25일 제1차 정기이사회를 열고 '전국 연극제 경기예선' '경기도 청소년 연극제' '과천마당극제 참가'등 2000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 1억9천4백여만원을 경기도등으로부터 지원받기로 결정했다.

말썽이 되고 있는 부분은 오는 6월 1일 울산시에서 열리는 '전국 연극제'의 경기도 대표팀에게 지원되는 2천만원중 5백만원을 협회가 운영비로 갹출하기로 한 것. 또 협회는 '2000 과천 마당극제'의 경기도 대표팀에게 지원되는 작품제작비중 30%도 운영비로 쓰겠다고 발표했다.

연극협회는 지난해의 경우 '전국 연극제'및 '과천 마당극제'등의 총 지원예산중 20%정도를 운영비로 쓴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25%-30%정도를 협회 운영비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협회의 이런 처사는 행사및 작품제작 지원금을 사실상 유용하는 것인데다 그 금액이 만만치 않아 상당수 연극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협회 운영비로 유용되는 금액이 늘어날수록 그만큼 작품 제작이 허술해질뿐 아니라 유용금액에 대한 '가짜 영수증'을 남발하게 되는 편법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극인은 “행사및 작품제작 지원비중 일부를 협회가 유용하는 일은 관행처럼 진행돼 왔지만 최근 연극협회의 행태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만큼 도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연극인들은 이와함께 연극협회의 이같은 운영비 유용은 일부 도단위 예술단체에서도 엇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행사및 작품제작 지원금과는 별도로 각 도단위 단체에 대한 운영비를 따로 지원해 주는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통해 행사및 작품제작비가 딴 곳으로 흘러들어가는 병폐를 차단, 문화예술 행사및 작품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기연극협회 이재인 회장은 운영비문제와 관련, “가난한 연극인들로 구성된 협회가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원비중 일부를 운영비로 쓸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며 “이사회를 거친 사항인데다 여타 도단위 협회들도 마찬가지인 만큼 문제될게 없다”고 말했다.
/金淳基·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