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기 문화유적인 안산시 대부도 흘곶과 말부흥 등 조개무지(패총·貝塚) 2곳이 발견 이후 수십년 동안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방치되면서 심하게 훼손돼 보전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흘곶 조개무지는 70년대 도로가 확장되면서 이미 상당부분 사라진 상태여서 더 훼손되기 전에 정밀조사와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말부흥 유적 역시 가옥이 들어서고 놀이터가 조성되는 등 오래 전부터 파괴가 자행되고 있으나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되고 있다.

현재 흘곶 조개무지는 깎여진 단면에 촘촘이 박힌 굴껍데기 등이 계속 떨어져 나가고 있고, 말부흥 큰말 조개무지 일대는 수많은 조개껍데기가 지표상에 드러나 있다.

완만한 구릉형태인 이들 유적은 지난 84년 국립박물관이 지표조사를 한 이래 단 한 번도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어 전체 규모도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국립박물관 조사팀은 빗살무늬 파편 20점과 타제석기 1점, 마제석부 1점(흘곶주민 신고)을 채집해 신석기시대 중기에서 후기에 이르는 선사시대 유적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들 유적은 대부도의 원주민과 선사문화를 추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뿐만 아니라 대규모 패총이 발견된 시흥 오이도를 비롯, 선재도와 영흥도·영종도·용유도 등 인근 도서와 연안지방의 선사문화를 연계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흘곶 주민 이규득씨(39)는 “30여년 전쯤 달구지 다니는 길을 닦으면서 처음 조개무지가 발견됐다”며 “이후 새마을공사 등 두 차례에 걸쳐 길이 확장되는 바람에 단면이 많이 깎였고, 주민들이 닭모이로 쓴다며 조개껍데기를 파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말부흥에 살았다는 한 주민은 현재 조개무지 위에 있는 한옥을 지을 때 땅 속이 전부 조개껍데기로 돼있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배기동 교수는 “현재 대부도에서 선사유적으로 확인된 곳은 이 두 곳뿐”이라며 “신석기시대 유적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역사적으로 이 지점 자체가 중요한 만큼 하루빨리 정밀조사를 한 뒤 보호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