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로 널리 사용되는 택솔의 활성 성분이 헤이즐넛에서 발견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포틀랜드대학의 연구팀은 최근 미국화학회 제 219차 학술회의를 통해 개암나무의 열매인 헤이즐넛으로부터 택솔의 활성성분인 파클리탁셀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주목나무(yew tree) 이외 다른 식물에서 파클리탁셀이 발견됐다는 연구보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택솔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항암제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주목나무에서 추출한 항암 물질을 활성 성분으로 갖는 택솔은 판매 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나무가 아닌 다른 식물에서 파클리탁셀을 추출하려는 경쟁이 제약회사들 사이에 치열한 실정이다.

주목나무가 아닌 다른 식물에서 택솔 성분을 추출하게 되면 항암제의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되고 결국 항암제 시장을 선점할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택솔의 활성 성분이 주목나무의 껍질에만 존재한다고 학계에 알려져 있었는데 주목나무는 서식지가 한정돼 있고 생장이 느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량의 택솔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또한 택솔을 얻기 위해 대규모로 주목나무를 채취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주목나무가 멸종할 수 있다는 비난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상업적으로 공급되는 택솔은 주목나무 잎으로부터 추출한 물질을 기반으로한 반합성법(semi-synthesis method)을 통해 제조되고 있다.

주목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인공적으로 파클리탁셀을 합성하는 방법도 이미 개발되어 있기는 하지만 방법 자체가 매우 복잡하고 이를 상업화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는 문제때문에 실용화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한편 헤이즐넛이라는 열매가 달려있는 개암나무에는 동양 개암나무 마름병이라는 식물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 식물병에 저항성을 갖는 화합물을 찾기위해 시작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택솔의 활성 성분을 찾아내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런 연구결과만으로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면 암이 치료되거나 예방된다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한 움큼 정도의 헤이즐넛에서는 충분한 양의 파클리탁셀이 없을 뿐만 아니라마 볶은 헤이즐넛에서도 파클리탁셀이 발견되는지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헤이즐넛 향기가 나는 커피와 차, 캔디등의 경우에도 향만을 첨가했기 때문에 이들 식품 섭취를 통해 파클리탁셀의 효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