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국내 음악계의 화제는 단연 수원국제음악제이다. 맹인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처음 한국을 찾아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국내 음악회에서 유례가 드문,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는' 출연진이 2000수원국제음악제의 간판을 장식하고 있다.

화사한 봄밤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을 '음악의 향연'은 5월 15일과 17일, 18일 사흘동안 수원야외음악당과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정명훈과 조수미, 보첼리가 꾸미는 17일 야외음악당 연주회가 올해 수원국제음악제의 압권이기는 하지만 외국 연주자들과 함께 꾸미는 전후 공연도 놓치기 아까운 대형무대다.

15일 밤 8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은 웅장하고 화려하게 꾸며진다. 수원시의 자매도시인 루마니아 크로즈 나포카 시(市) 교향악단 지휘자인 에밀 시몬이 지휘봉을 잡고 나포카시향 수석단원 4명이 수원시향에 합류한다. 역시 루마니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미카엘라 마틴(독일 쾰른대 교수)이 협연하는가 하면 피날레 곡인 베토벤 교향곡 '합창 4악장'을 위해 수원시립합창단과 인천시립합창단, 소프라노 박정원, 알토 장현주, 테너 최승원, 바리톤 최현수가 무대에 선다. 연주곡목은 에네스쿠 '랩소디 1번', 비에냐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 D단조', 생상스의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오페라 '삼손과 데릴라' 중), 푸치니 '그대의 찬손'(오페라 '라보엠' 중) 등 아름다운 아리아가 연주된다.

17일 밤 8시 야외음악당의 시원한 잔디밭에서 열리는 보첼리·정명훈·조수미의 공연 역시 성악과 기악의 묘미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오페라 곡 위주로 진행된다.

몇 년 전 영화 '마농의 샘'에 삽입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베르디의 '운명의 힘' 서곡, 푸치니의 유명 오페라 아리아와 이중창,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 아리아와 이중창을 부른다. 다소 튀는 연주곡은 롯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비탄에 잠긴 성모)'. 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의 정명훈 지휘 음반이 나와 있다. 종교적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도 로시니 음악이 대부분 그렇듯 화려하고 다이내믹한 극장용 음악이다.

'로만차' 등 세계적 히트 앨범을 갖고 있는 보첼리는 어딘가 상처받은 듯 애수에 찬 부드러운 음성과 창법이 특징. 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연상시키는 체념과 한의 정서가 스며 있어선지 광고음악, 드라마 배경음악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번 음악회 연주곡은 클래식하게 꾸며져 있어 칸초네 스타일의 히트곡을 기대한 관객들은 아쉬움을 삭여야 할 것같다.

18일 밤 8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마지막날 공연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연주인들이 꾸미는 '아시아 7인의 음악인들' 연주회. 정명훈이 이날은 피아니스트로 나선다. 우리나라 연주자로 김원미(피아노) 조영창(첼로), 일본에서는 다이신 가시모토(바이올린) 미치코 가미야(바이올린) 요시코 가와모토(비올라)가, 중국에선 자오 징(첼로)이 실내악 연주회로 꾸민다. 연주곡은 도흐나니 현악3중주, 드보르자크 피아노5중주 제2번 A장조, 베토벤 피아노3중주 제5번 D장조 '유령' 그리고 브람스의 피아노4중주 제3번 C단조 op.80 등이 연주된다.

15·18일 공연의 입장권은 3만~1만원, 17일 공연은 7만~3만원이다. 예매 등 문의:(0331)257-4500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