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선택'(13일 개봉)은 로마를 배경으로 아프리카 태생의 여성과 영국 피아니스트간의 애증을 그렸다. 감독은 '마지막 황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등으로 널리 알려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아프리카에서 온 산두레이(탠니 뉴튼)는 낮에는 가정부로 밤에는 의학도로 살아가며 투옥된 남편이 풀려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산두레이에게 집 주인인 영국인 피아니스트 킨스키(데이비드 튤리스)가 호감을 보이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영화에서 산두레이는 자신은 유부녀임을 강조하며 좀처럼 킨스키에게 마음을 열지 않다가 남편이 돌아오기 전날 비로서 육체를 허락한다. 이런 영화는 멜로드라마의 형식을 따라가지만, 그게 단순히 남녀의 애정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넓게 보면 산두레이와 킨스키의 운명은 아프리카와 유럽의 식민지 관계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이런 은유를 그윽한 화면과 섬세한 대사, 그리고 '아프리카 토속리듬'과 '쇼팽및 바흐”라는 대조되는 음악으로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