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기로 유명한 서해안 낙조. 그중에서도 화성 궁평리 바다의 일몰은 화성8경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서정적이다. 그 궁평낙조를 받으면, 한쌍의 단정학 같은 이 일대 산이 붉은 봉황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 화성의 비봉, 쌍학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서해안 낙조를 배경으로 예술혼을 피우는 '2000단봉예술제'가 오는 27일과 28일 화성군 서신면 장외2리 문화센터 쟁이골에서 열린다. 단봉(丹峯)은 붉은 낙조를 받은 봉우리로 예술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올해로 4회를 맞은 단봉예술제의 테마는 '자연과 생명'. 전시와 공연, 굿, 시낭송회 등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있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부문은 조각과 서예, 사진전으로 구성된다. 참여작가는 90년대부터 '흙'을 가지고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조각가 이강식, 전각과 서예의 새로운 조형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진영근, 갯벌을 통해 자연의 경이감과 인간 삶의 신성함을 보여주는 작업을 해온 사진작가 최춘일 등이다.

공연부문에선 남한산성 대동굿 보존회(회장·남근만)가 풍농·풍어를 비는 대동굿을 벌이고, 화성군 정남면에서 활동하는 풍물패 땅울림(단장·차진규)이 경기가락의 신명을 선사한다. 시낭송회는 한국문학협회 경기지부 회원들이 꾸민다.

화성 제부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쟁이골은 폐교된 함산초교를 개조해 9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문화공간. 단봉예술제는 쟁이골 촌장인 김명훈씨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각 분야의 문화예술인들과 일반인이 격의없이 어우러지는 작은 축제로 매년 열리고 있다.

김명훈씨는 “자연의 힘과 본질에 다가서려는 젊은 예술인들이 새로운 양식의 실험전을 선보일 것”이라며 “야외공연과 야외영상제, 큰굿, 관객과의 대화, 뒤풀이마당 등 모두 함께 할 수 있는 예술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27일은 오후 4시부터, 28일은 오후 2시부터 행사가 시작된다. (0339)356-9883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