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와 '오우삼 감독'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미션 임파서블2'(17일 개봉)는 두 거물(?)이 어떤 결과물을 빚여낼지 내내 관심을 끌었던 할리우드 여름 블록버스터. 결과물는 한마디로 '만화같은 액션 스릴러'다.

영화의 중심축은 악성 바이러스 '키메라'와 그 해독제인 '벨레로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비밀요원 헌트(톰 크루즈)와 테러리스트 앰브로즈(더그레이 스코트)간의 한판대결. 여기에다 앰브로즈의 옛애인으로 헌트에게 포섭된 미모의 여도둑 니아(탠디 뉴톤)가 가세한다. 오우삼 감독은 겉가지를 최대한 잘라버리고 '헌트-앰브로즈'의 선악구도, '헌트-니아'의 로맨스등으로 줄거리를 단순화했다. 선악구도는 헌트의 경우 잘 생기고 매너도 뛰어나고 정의감에 불타는 반면 앰브로즈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라는 틀에 박힌 형식이다.

헌트-니아의 로맨스는 순정만화가 따로없다. 하룻밤만에 눈이 맞은 헌트와 니아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을 보여준다. 니아는 헌트를 도와 앰브로즈의 은신처에 뛰어들고 헌트가 위기에 처하자 '키메라'를 스스로 주사한다. 이런 니아를 위해 헌트는 악당들 본거지에 단신으로 잡입, '벨레로폰'을 탈취한다. 니아를 여전히 사랑하는 앰브로즈는 헌트에게 니아을 빼았기자 더욱 광포해진다.

전작 '페이스 오프'에 비해 드라마는 별다른 복선도 없고 깊이도 없다. 충분히 예측가능할 정도로 단선적이다. 그럼 오우삼 감독의 주특기인 액션은? 헌트-니아의 로맨스 못지않게 만화같다. 톰 크루즈 캐릭터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친다는 점에서 '도시의 람보'를, 첨단장비를 능수 능란하게 조작하고 활용한다는 점에서 '젊고 박력있는 007'을 연상시킨다.

'톰'은 대부분의 고난도 액션을 스턴트없이 소화해냈고 오우삼 감독은 이런 '톰'을 최대한 멋드러지게 포장했다. '첩혈쌍웅'때처럼 '톰'이 등장할때 비둘기가 날아오르고 슬로비디오등의 카메라 연출은 기본. 온갖 멋을 다부린 오우삼 감독의 액션 연출은 한마디로 낮 간지럽다 못해 소름이 돋을 정도다. 예를 들어 끝부분에서 '톰'은 악당을 묵사발로 만든다. 때맞춰 니아를 실은 헬기가 착륙, '벨레로폰'을 건네려 할때 악당이 되살아나 총을 겨눈다. 절대절명의 순간, '톰'의 발아래 모래속에 뭍혀있는 총이 화면에 떠오른다. 총을 발로 차올려 손에 쥔 톰. 한바퀴 회전, 포복자세로 악당을 끝장내버린다.

이런 액션, 드라마의 논리나 감정은 비약이 심한게 그야말로 만화같은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오우삼 감독은 블록버스터의 스케일에다 만화식 영상을 배합시켜 관객들에게 그냥 아무 생각말고 즐기라고 유혹하는듯 하다. 폼만잡는 영화라고 비판하든지 아니면 유혹에 빠져들든지, 그건 관객의 몫이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