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조흥동 한국무용협회이사장을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로 맞아들인 경기도립무용단이 '우리 춤, 그 맥 2000'이라는 제목으로 제14회 정기공연을 갖는다.

오는 6월 16일과 17일 이틀동안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무대는 조흥동체제로 갖는 첫 공연. 더욱이 조 감독과 김백봉 경희대 무용과 교수 등 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한국무용계 거물들의 춤사위를 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간 도립무용단이 줄곧 선보여왔던 대형 무용극 대신 태평무, 부채춤, 승무, 살풀이 등 전통춤 인기 레퍼토리와 '잔영' '여인의 고정' '비상 2000' 등 창작춤을 선보인다. 특히 수원지역에서 한 번도 공연된 적이 없는 조 예술감독의 '한량무'와 김백봉의 '산조'를 직접 춘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전통춤과 함께 진지한 창작의 세계를 함께 보여준다는 의도다.

모든 작품을 조 감독이 새로 직접 안무했으며 의상 역시 새로 준비해 깔끔한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립무용단이 이례적으로 공개한 연습광경을 통해 나타난 조 감독의 스타일은 느림과 빠름을 리드미컬하게 연결,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춤의 집중력을 높이고, 부채춤은 기존틀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조형성을 드러냈다.

외국에선 한국춤의 대명사가 된 부채춤은 지난 54년 김백봉이 처음 독무를 시도한 이래 68년 군무고 재구성됐으며 반세기 동안 수많은 안무가 쏟아져 나와 한국창작무의 '명작무'로 지정받았다. 화려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이 매력이다.

'잔영'은 역사의 질곡 속에서 굴욕적 삶을 감내해야 했던 정신대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무. 고통에 찬 삶을 풀어내는 극적인 내용을 춤으로 풀어낸다. 나신영(16일)과 신은정(17일) 더블캐스팅에 현대무용가인 정재영 등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장구춤을 통해 여인의 멋과 흥을 표현한 '여인의 고정(鼓庭)'은 1991년 초연작으로 춤사위 하나하나를 연구해 새롭게 재구성했다.

또 한 사람의 특별출연자인 김정학(전 서울예술단 무용감독)은 한국춤의 품위와 격조를 압축한 '승무'를 춘다. 힘차고 호화로운 장삼놀이, 긴장감을 조성하는 법고, 불교의 영향을 받은 경건한 발디딤 등 승무의 독특한 세계를 펼쳐보인다. 공연의 대미는 화합과 단결, 사랑과 평화를 젊은이들의 몸짓으로 형상화한 '비상 2000'이 장식한다.

정재만, 김근희 씨에 이어 경기도립무용단을 맡은 조흥동 예술감독은 “태평무에서 나온 전통무용과 민속무용, 창작무용을 모아 한무대에서 펼쳐보이는 무대”라고 취지를 설명하면서 “'잔영'과 '비상2000'은 도립무용단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작품으로 안무했다”고 밝혔다.

스태프는 기획 김준모, 무대 강경렬, 조명 정진덕, 의상·소품 미스터리, 분장 김종한 등. 공연시간은 16일(금) 오후 7시30분, 17일(토) 오후 5시이다. A석 5천원, B석 3천원(회원 및 단체는 20% 할인). 예약 및 문의:(0331)230-3242~8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