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 하오톈(遲浩田.71) 중국 국방부장(국방장관)이 지난 1월19일부터 23일까지 5일 동안 방한했을 때 국내 언론에는 츠 부장의 간단한 프로필이 소개됐다.

이를 종합하면 츠 부장은 산둥성(山東省) 출신으로 15살 때인 1944년 팔로군에 소년통신원으로 입대해 항일전쟁에 참가했으며 하급장교로서 한국전쟁에도 참전을 했다.
물론 한국 국방부나 중국 국방부가 츠 부장 개인 이력서를 가짜로 꾸밀 수는 없을 터이지만 실제 그가 한국전쟁에 참전해 뚜렷한 공을 세웠음이 이 전쟁 당시 미군이 노획한 중국군 문건을 통해 23일 밝혀지게 됐다.

재미사학자 방선주 한림대 교수가 미국에서 발굴한 한국전쟁 관련 방대한 중국군 문건 중에는 <통보> (通報)라는 것들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일종의 전언 통신문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이 <통보> 중 한 곳에서 츠 하오톈이라는 이름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51년 3월15일 평북 정주군 덕동리에서 중국인민지원군 제79사단 당위원회가 내린 결정 사항을 담고 있는 이 <통보> 는 츠 하오톈의 활동을 칭송하고 있다.

두 쪽 분량이 채 안되는 이 <통보> 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츠 동지가 자기희생적 노력을 경주하고 전투에 솔선수범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츠 하오톈에 대해 <통보> 는 "현재 나이가 22세이며 산둥성 출신으로 1944년 6월 군에 입대했으며 1946년 10월에는 (중국 공산당에) 입당했고 지금은 제235연대 3대대 정치부지도원으로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로 보아 <통보> 에 나타난 츠 하오톈이 지금의 중국 국방부장임은 틀림이 없다하겠으며 그가 이미 하급장교이던 한국전쟁 당시 두각을 나타냈음을 알 수 있다.
츠 부장은 1976년 10월 당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제1부 편집인으로 부임하면서 그 존재를 뚜렷이 드러내는데 문화혁명 기간 중에 이른바 4인방이 주도했던 극좌이념을 이곳에서 탈색시켰다.

이 공로로 츠 부장은 1977년 10월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겸 총참모부 정치주임으로 발탁돼 군내 문혁 세력 청산에 앞장섰으며 87년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을 거쳐 92년 국방부장이 됐으며 95년부터는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