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22일 개봉)를 시작으로 7월말부터 8월까지의 극장가는 한·일 공포영화들의 '핏빛 전쟁터'에 다름없다. 올해의 경우 여름시즌을 겨냥한 한국 공포영화가 예년에 비해 유달리 많이 기획됐다. 예정대로라면 6월부터 개봉돼야할 공포영화들이 극장사정등으로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7월말에서 8월사이에 몰린 것. '하피'를 필두로 '가위'(29일) '해변으로 가다' '찍히면 죽는다' '아티스트'(이상 8월)등 5편정도가 개봉대기중이다.

일본산 공포영화도 29일 '링2'(사진)를 시작으로 '사국' '오디션'(이상 8월)등 3,4편 정도가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영화 3차개방조치'에 해당되는 작품중 공포영화를 가진 수입사들이 여름내 개봉을 서두르면서 개봉일이 이처럼 집중된 것. 한국 공포영화들의 경우 대게 신인 감독및 배우에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제작됐다는게 공통점. 일본 공포영화들 역시 감독이나 배우들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점에서 '2000년 여름 한·일 공포영화 빅뱅'은 기획력및 완성도등으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가위'는 신예 안병기 감독이 연출하고 김규리 유지태 하지원등 신세대 스타들이 출연한다. 2년전의 일로 처참하게 살해되는 일곱명의 청춘남녀들을 등장시켜 게임같은 공포를 제시한다는 기획의도. '해변으로 가다'는 감독(김인수)도 신인이고 배우들(김현정 이현균 김민선등)도 모두 신인이다. 해변으로 여행을 떠난 통신동호회 회원 8명과 정체불명의 살인마간의 한판대결이 줄거리. 사지절단등의 잔혹한 영상에다 코미디적 상황을 결합, 공포속의 아이러니한 웃음을 유발하는 '스플래터 무비'를 지향하고 있다

역시 신인감독및 배우들이 만들어낸 '찍히면 죽는다'는 '스너프 필름'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를 공포의 매개로 끌어들였다. 장난으로 스너프 필름을 찍다가 사고를 낸 10대들이 2년 후 하나 둘씩 죽어간다는 내용. '아티스트'는 지고지순한 사랑과 공포를 결합시켰다. 성형외과 여원장이 결혼식날 죽은 연인의 환생을 위해 연쇄살인을 저지른다는 줄거리. '파트너'의 설춘환 감독이 연출하고 허윤정 김태훈 최재진등이 출연한다.

일본 공포영화인 '링2'는 지난 봄에 개봉된 '링'처럼 저주받은 비디오테이프를 소재로 하고 있다. 전편에 이어 후속편도 나카다 히데오 감독이 연출했다. '사국'은 공포문법에다 모성애를 결합시켰다. 죽은 딸을 살리기위해 사지에 뛰어든 어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오디션'은 상처받은 여자의 한을 '하드고어'식 영상으로 잡아낸 공포물이다.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