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으로 가고 싶다 / 누구도 가지 않는 곳 바닷속이라도 좋다 / 바람이 불어도 거칠지 않고 / 태양도 투시되지 못하는 암흑의 바닷속은 / 자유롭게 지내기가 / 유리 수족관보다야 훨씬 나을 것이다/...” (시 '연어 이야기 3-갈망' 중에서)
수원 출신의 임병무 시인이 자신의 두번째 시집 '초록 세상의 꿈'(청동거울 刊)을 발간했다.
'연어 이야기'와 '회상' '들꽃 이야기' '성곽을 돌며' 등 연작시를 비롯해 꼭 70편의 작품이 실린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길 잃은 생명, 죽어가는 자연을 자신의 생명처럼 다루는 서정성 짙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환경파괴로 인한 생명의 위협을 작품의 바탕에 깔고 그 위에 자신의 일상적 내면의 삶을 결부시켜내는 시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연어 이야기' 연작에서 낚시바늘을 통째로 삼키고 나서 다른 연어들처럼 빛나지 않고 시름시름 앓는 연어의 모습을 표현하는 등 충격적인 모습을 비교적 담담하게 읊어낸다. 거기에 다른 연어들을 따라 이유없이 물을 거슬러 오르는 '앓는' 연어의 모습을 통해 무감각과 혼돈으로 얼룩진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고통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주어진 인간의 삶, 이 자체가 헝클어져서 매듭이 얽힌 실타래처럼 되어 버렸기에 순조롭게 시를 풀어갈 수가 없었다”는 고백처럼 시인은 파괴되어 회색빛으로 물들어가는 세상을 막막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朴商日기자·psi251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