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고 답답한 도시터널을 예술의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이 국내 최초로 시도된다.
2000새로운예술의해추진위원회(위원장·강석희)가 2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시도하는 '남산 3호터널 프로젝트'는 남산 3호터널의 내부 벽을 새로운 예술적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국내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이 작업은 새로운예술의해추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새 천년의 풍경,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사업(총연출 : 김상수) 일환으로 시도되는 것.
특히 재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문날인을 거부한 한종석씨의 딸인 재일건축가 한 아유미씨(42·메이지대학 건축학과)가 이번 작업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 아유미씨는 이번 작업에서 추상적인 터널 공간을 운전자의 이동리듬에 따라 변화하는 '표정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터널 벽 내부에는 우리 민요 '경복궁 타령'의 음악적 리듬에 맞춰 검정과 회색의 시트로 길고 짧은 선들이 리드미컬하게 표시된다. 이 때 운전자는 흐르는 속도감에 따라 벽면의 패턴에서 움직임을 지각하여 이른바 '색채적인 청각'이라 말할 수 있는 리듬감을 느끼게 된다. 시속 60㎞의 속도로 달리면 약 1분동안 미술적으로 표현된 리듬을 타고 달리게 되는 셈이다.
한 아유미씨는 “터널이라는 공간은 빠른 속도로 지나는 차들의 흐름이 지배하는 특이한 공간으로 인간이 배제된 '허(虛)'의 공간”이라며 “이번 작업을 통해 이 공간에 '인간'을 위한 환경을 삽입함으로써 스트레스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짧은 예술여행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朴商日기자·psi251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