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의 티몬시던피(숀 하토시)에게 미래는 없어보인다. 그가 사는 로드 아일랜드의 포터킷은 블루 칼라들이 모여사는 동네. 그의 어머니는 어렸을때 자살했고, 동생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친구들과 모여앉아 카드를 치거나 세상푸념하는게 소일인 아버지(알렉 볼드윈)는 그를 '얼빵이'라고 놀래대기 일쑤다. 대학진학따위는 애당초 포기한 티몬시던피 또한 친구들과 대마초, 여자얘기등으로 날을 지새면서 현실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아웃사이드 프로비던스'(11월 4일개봉)는 이런 티몬시던피가 성인으로의 숨고르기를 하던 그 시절을 파고드는 성장영화. 티몬시던피를 지켜보는 영화의 시각은 동류 청춘영화에 비해 격렬하지도 로맨틱하지도 않다. 그냥 솔직하고 담백하다. 이 영화의 미덕은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우선 티몬시던피와 그의 친구들이 자주 애용하는 '대마초' 부분이 그렇다. 영화에서 '대마초'는 격동기인 70년대를 사는 청춘들에게 현실에 대한 탈출구이자 배설물같은 것. 영화는 이런 대마초에 대해 가치판단을 요구하거나, 요즘 영화들처럼 자극적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대마초'는 티몬시던피와 그의 친구들이 처한 처지와 사회적 분위기를 읽어내게 하는 하나의 코드로 유효하다. 영화에서 티몬시던피나 그의 친구들은 궁극적으로 모두 선한 존재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티몬시던피가 성인으로 성숙해져가는 과정 역시 숨가쁘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사립학교로 전학간 티모시던피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금지밖에 모르는 사감이나 일류 대학으로의 진학을 위해 친구들까지 파는 사립학교에게 티모시던피가 발견한 것은 위선과 허위다. 자신때문에 진학이 불가능해진 여자친구 제인(에이미 스마트)을 위해 대학 학장을 만나면서 티모시던피는 무엇보다 배려와 책임감이라는 덕목을 체득하게 된다.
 대학진학을 기뻐하는 사립학교 동료들을 뒤로한채 하늘을 바라보는 티몬시던피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그의 내면은 한층 성숙해져 있다. 티몬시던피의 성인으로의 숨고르기는 이처럼 솔직, 담백하게 끝난다. 포장, 과장과는 거리를 둔 영화에서 자극적이고 극적인 장면들을 선호하는 관객들은 밋밋하다는 단어를 찾아낼 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건 예나 지금이나 티몬시던피의 모습이 상당 부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연출한 페럴리 형제가 제작했고, 감독은 마이클 코렌티.
/金淳基기자·island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