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서도소리로 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세월 속에 잊혀진 김옥심 명창(1925~1988) 추모 공연이 25일 오후 3시 서울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경기도 양주군 이담면 용암리 태생의 김 명창은 서울·경기·충청·강원 일대에서 불린 경기민요와 황해도·평안도 북한 서쪽 지역에서 불린 서도민요(관서민요)를 통칭한 경서도소리에 두루 능통했던 국악인이다. 판소리꾼이 아니지만 득음을 위해 동두천 소요산자락 폭포에서 3년 가까이 독공, 말년에도 큰 목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특징은 곱고 맑은 소리에 애원성이 깃들인 슬픈 '목'. 때문에 6·25 직후 취입한 '한오백년'과 '정선아리랑' 음반은 당대 가장 인기있었던 음반으로 한국민요사를 장식했고 신경림 시인은 '정선아리랑' 음반 추천사에 “내게는 노래이기 전에 내 정서의 깊은 샘”이라고 적었다.
 김 명창의 전성기는 50~60년대. 이은주 묵계월 등과 나란히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취입음반 만도 200여종에 달했다. 그러나 질병으로 인한 활동중단으로 인간문화재 지정에서 탈락한 뒤 극심한 병치레 속에 서울 용두동 자택에서 63세로 생을 마감했고 이후 세상은 차츰 그를 잊었다.
 추모 공연은 생전 모습을 담은 비디오 상영, 함께 활동했던 묵계월(80·중요무형문화재 57호 경기민요 보유자) 이은주(70·〃) 이은관(85·중요무형문화재 서도소리 보유자) 선생의 우정출연, 한정자 고백화 박일심 하진옥 명창의 특별출연, 남혜숙 유명순 김명수 한홍섭·정섭 형제 김문성 등 제자 10여명의 김옥심제 경서도소리로 꾸민다. 서도잡가 '제전', 한오백년·정선아리랑·강원도아리랑, 긴아리랑·이별가·청춘가·창부타령 등을 부른다. 반주에 장구 김현규(무형문화재 고양송포호미걸이 보유자), 피리 최경만, 대금 박용호, 해금 변종혁, 가야금 박준호씨. 마지막 무대는 정대복씨(82) 외 5명이 '평안도 다리굿' 중 '수왕맞이'로 장식한다.
 김옥심추모사업준비위원회 주최로 열리며 공연비용은 김옥심의 소리에 깊이 매료된 국악애호가 김문성씨(28·언론중재위 심의실)가 5년 동안 준비한 끝에 사비로 마련한 것이어서 더욱 뜻깊다. (02)585-0153 /柳周善기자·j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