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쉬움은 남았지만 공을 들인만큼 성과를 거둬낸 공연이었다.
 경기도립극단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선보인 '정조 1796'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상당히 공을 들인 작품이었다. 도립극단측은 수개월간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이번 공연이야말로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것'이라고 공언했다. 결국 그 약속은 지켜져서, 공연이 진행되는 1시간 30분동안 관객들은 무대에 몰입하면서 작품이 의도한 감동을 충분히 받아들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성껏 준비한 무대와 꾸준히 노력한 단원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돋보였다.
 극단은 이번 무대를 위해 예년 작품의 두배에 가까운 예산을 투자해 과감한 무대장치와 배경을 제작하고 우수한 스태프들을 끌어들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의 밋밋한 무대에서 벗어나 입체적이고 감각적인 무대가 연출됐고, 이 무대로 인해 단원들의 연기는 한결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특히 그때그때 완벽에 가깝게 변화하는 배경과 관람객들 앞으로 한발 더 다가선 입체감있는 무대, 감각적인 조명 등은 분명 기존의 무대와 차별화된 좋은 변화였다.
 단원들의 연기도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는데 특히, 극단이 올해 영입한 새 얼굴 이찬우와 토박이 창단단원인 이태실이 각각 정조와 정순왕후 역할을 맡아 연기대결을 펼치면서 단원들의 연기력 증폭을 이끌어낸 점은 칭찬할만 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완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극단은 잊지 말아야 한다. 아직도 몇몇 조연들의 연기에는 어딘지 모르는 부자연스러움이 배어있고, 하이라이트 부분이 주는 감동도 조금은 부족했다. 관객 앞으로 무대를 한발짝 확장했음에도 중간중간 대사전달의 한계가 느껴지기도 해 아쉬움을 주었다.
 이번 작품으로 도립극단은 분명 한단계 성숙한 면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제2의, 제3의 도약을 이어내 도립예술단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게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