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비수기 동면
여름과 겨울은 문화계에선 비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IMF가 터진 97년 겨울 경제사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서민의 애환을 담은 악극이 한겨울을 관통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를 전후로 비수기라는 말도 의미가 상당히 퇴색했다. 물론 봄·가을 같지야 않지만 적절한 아이템만 있으면 비수기도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다.
올겨울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 대한 불만은 여기에 쏠리고 있다. 이달 도문예회관은 16일 서수원노회 찬양음악회, 19일 도립팝스신년음악회, 30일 수원시 신년음악회 등 단 3회 이용된다. 한마디로 휴면상태다. 소공연장·국제회의장이 공사때문에, 대·소 전시장은 공사가 예정돼 있어 한달내내 쉰다는 것이다. '힘의 안배'가 전혀 없다. 문화행사가 몰려 있는 철에는 민간단체 밀어내고 덩달아 법석을 피우고, 관객확보에 불리한 비수기가 되면 같이 쉰다. 사정이 열악한 민간과 다를게 없다.
도문예회관이 어느 단체나 다하는 신년음악회 한 번으로 앞가림을 한데 비해 인천시립은 신년음악회외에 시향과 시립합창단이 각각 청소년음악회를 마련한다. 또 부천시립은 '음악지도자를 위한 합창세미나'(시합)를 비롯 설날음악회·신년음악회, 2월에는 '해설이 있는 오페라이야기'(합창단), 어린이음악회(시향)를 속속 선보이며 비수기를 채우고 있다. 스스로 자임하듯 '도문화의 메카'라면 기획력과 힘의 안배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순회공연이 많아서'라는 양적 자부심으로 상쇄하는 것은 궁색한 자위다.
또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전시시설의 활성화다. 애초 잘못 설계된 지하전시장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아무런 노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인드 자체가 없다. 공연쪽은 예술단에서 자체 기획을 하고 있음에도 공연과 내에 공연기획팀이니 뭐니 해서 중복투자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에 반해 전시부문이 극히 취약해 임대에 그치고 있다. 공연과 전시가 서로 보완하며 어우러질 때 문화공간의 매력은 배가한다는 상식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
경기도문화 진단-비수기 휴면상태
입력 2001-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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