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정상의 출입이 오는 3월부터 5년 동안 금지된다. 줄을 잇는 등산객들의 발길에 걷잡을 수 없이 주변 환경이 파괴되고 있기때문이다.
KBS 제작진은 앞으로 5년간 다시 볼 수 없는 백록담의 장관을 시청자들의 망막에 각인시켜 두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꼬박 1년 동안 한라산을 누볐다.
오는 24일 오후 10시 KBS 1TV가 방송할 설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백록담의 사계'(연출 문정근)는 한라산의 생태 기록이자 신음하는 백록담의 환경 보고서인 셈이다.
한라산 백록담은 단순히 한반도 남쪽 최고봉에 자리잡은 호수라기 보다는 백두산 천지와 짝을 이루는 민족의 성지이며 통일 기원의 상징. 그러나 등산화에 짓밟혀 주변 땅이 불모지로 변하고 있는데다가 바닥에 틈이 생긴 탓인지 거의 밑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백록담의 사계'는 철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한라산의 풍경과 함께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생태, 환경 훼손의 현장 등을 담아냈다.
백록담 주변에는 모두 162종류나 되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한라솜다리·한라구절초·제주양지꽃·제주달구지풀 등 66종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종이다.
또한 한라산 기슭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는 노루도 소중한 우리의 친구이다. 이만한 덩치의 야생 길짐승들이 뛰노는 모습을 어디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겠는가.
KBS 제작진은 멸종 위기에 놓인 산굴뚝나비의 짝짓기 장면을 처음으로 카메라에 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생후 일주일 가량 된 어미 잃은 새끼 노루가 윗새오름 대피소에 옮겨진 지 하루 만에 숨지는 안타까운 광경도 목격했다.
연출을 맡은 KBS 제주방송총국의 문정근 PD는 “제주도에 살면서도 정작 한라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서 “살아 숨쉬는 백록담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하겠다”고 밝혔다.〈연합〉
KBS 설특집 '백록담의 사계' 방영
입력 2001-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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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1-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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