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500여년간 조선 왕실의 관요(궁궐에서 사용하던 자기를 만드는 곳) 역할을 수행했던 곳으로 당대 최고의 백자 제조기술을 가진 사기장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현재 46%의 공정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조선관요박물관이 완공되면 한·중·일 도자 교류사를 통한 문화 만남과 축제의 장이 펼쳐질 뿐 아니라 향후 동북아관광과 문화산업 유통의 중추기지로 성장하리라는 장밋빛 전망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동북아도자교류전은 한·중·일 아시아 3개국을 주축으로 동양 도자의 교류사 및 발전상을 아우르는 최초의 기획이다. 특히 20세기 후반을 화려하게 장식한 수많은 현대 도예가들을 중심으로 열리는 한국현대도자전은 급격하게 변모한 한국현대도예의 역사를 집중 조명하는 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첨단 신소재인 세라믹을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될 첨단도자전, 전통도자미학을 살린 작가들을 조명하는 한국전승도자전이 전시회를 빛낼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장에는 70여년만에 재현된 백자사기마(白磁砂器馬)감투놀이를 비롯해 갖가지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다. 특히 백자사기마감투놀이는 약 500여년 전부터 광주 분원리에서 행해지던 유일한 도자관련 전통민속놀이로 말모양의 사기를 분원리 뒷산에 뿌리며 제례를 올리는 것으로 최고의 도자기를 만들겠다는 사기장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엑스포조직위는 백자사기마감투놀이를 향후 무형문화재 지정과 민속경연대회에 참여시켜 독특한 도자문화로 계승시킨다는 계획이다.
관람객들은 외국에서나 볼수 있던 진흙을 이용한 머드페스티벌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흙에 대한 친숙감과 추억거리를 주기 위해 기획된 머드페스티벌은 진흙씨름, 핸드프린팅, 말타기 등으로 이루어져 남녀노소 모두에게 진흙은 부드러운 질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번 도자기엑스포 기간중 광주를 찾은 관람객들은 백색과 황금색 도자기 파편 갑옷을 입은 높이 16m, 무게 14t의 거대한 로봇 앞에서 아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다.
바로 '사기장의 혼'이 그것인데 2000 새로운 예술의 해를 기념해 국립극장에 설치됐던 '철제월인'을 설치미술 작가 장승효씨(29)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조선 말기 왕실용 고급 백자를 만들던 사기장들이 관요가 폐쇄되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다 결국 이천으로 옮기게된 사연을 담은 '사기장의 혼'은 광주행사장 입구에서 철제와 도자예술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李星昊기자·starsky@kyeongin.com
광주, 왕실자기와 조선백자의 고향
입력 2001-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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