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국제화 시대에 영어를 한다는 것이 무슨 자랑거리가 되나요.”
'영어 박사'로 통하는 여성 공무원 장은미씨(31·인천시 동구청 문화공보실·7급). 장씨는 비록 고교 졸업 학력이 전부지만 영어에 관한 한 인천시 전체 공무원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토익(TOIEC)점수 890점, 전국 공무원 외국어경시대회 영어부문 9위, 시 공무원 영어연극대회 최우수상 수상 등의 경력이 이를 말해 준다.
장씨는 또 시 공무원으로서는 극히 이례적으로 인천을 방문한 외국인을 동행하며 통역을 담당했다. '조미수호통상조약'(1882년) 체결의 미국측 전권 대표였던 슈펠트 제독(해군대장)의 5대손 로버트 슈펠트(Robert W. Shufeldt) 남매가 지난 해 5월 동구 화도진축제를 찾았을 때 공식행사의 통역을 도맡았던 것. 그동안 행정기관의 공식행사에서 통역이 외부 '전문가'들의 몫이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당시 장씨의 통역은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고교시절 영어 공부를 싫어해 88년 학교 졸업을 앞두고 치른 공무원 임용시험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 장씨가 영어의 '맛'을 알게 된 것은 공직 생활 6년째 이던 지난 94년. 당시 공무원 어학 위탁교육이 있었는데 이 때는 단순히 공짜로 학원에 다닐 수 있다는 욕심에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다 97년 시 공무원교육원 중급 영어 교육과정에 들게됐다. 장씨는 여기서 처음으로 영어로 자기소개라는 것을 하게 됐는 데 같은 교육생들 중에는 유명대학을 나오거나 고시출신 사무관들이 많아 크게 위축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영어에 매달린 장씨는 9주 뒤 치른 시험에선 당당히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그녀는 요즘도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미국의 언론 매체를 통해 하루도 빠짐없이 영어를 놓지 않고 있다.
장씨는 “영어 하나로는 경쟁력이 없는 것 같아 올 해부터는 중국어에 새롭게 도전해 보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丁鎭午기자·schild@kyeongin.com
'영어박사'로 통하는 장은미씨
입력 2001-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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