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물성(物性)과 흙 작업의 조형성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는 올해 첫 전시회로 원경환씨(47·홍익대 도예과 교수)의 '흙의 인상'전을 마련했다. 기간은 16일부터 4월 8일까지.
원씨가 지속적으로 사유해온 흙의 미감을 새롭게 다시 보고 만끽할 수 있는 기회다. 전시작은 흑도(黑陶) 오브제 21점과 설치 3점. 흙작업이라고 하면 흙과 불이 결합한 도자기를 떠올리기 쉬운데 원씨는 도예로 시작했지만 도예의 한계를 벗어나는 새로운 창작영역을 보여준다. 용기(用器)의 개념보다 순수 조형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작중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리창과 사각형 기둥을 이용한 설치작. 작가는 3t의 점토를 유리창(9.5㎝×17m) 전면과 사각형 기둥(5m×0.6m×0.6m) 19개의 표면에 발랐다. 100여명이 4일 동안 동원됐다고 한다. 이렇게 발라진 흙은 마르면서 자연스레 갈라터지고, 그 사이로 빛이 새어들면서 미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600℃ 정도로 소성(燒成)한 흑도는 일반 도자기와 달리 그을음으로 검은색을 만들고 유약은 바르지 않는다. 그래서 토기와 같이 흙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작가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매일 2회(오후 1시와 3시) 설명회가 열리며 비디오가 수시 상영된다. 24일 오후 2시에는 '큐레이터와 작가와의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다. 또 전시기간중 실시될 온라인 이벤트 당첨자를 대상으로 갤러리와 작가 스튜디오를 방문하는 행사는 3월13일 오후 1시에 준비된다. (02)2259-7781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
원경환씨, 로댕갤러리서 '흙의 인상'전 마련
입력 2001-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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