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는 이제 더이상 남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CEO들에게도 그들만의 독특하고 개성있는 카리스마가 있다. 유연한 사고방식과 가족적이고 끈끈한 인간관계, 섬세함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
흔히들 '여장부'로 통칭되는 여성CEO들은 이런 장점들을 토대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
'엄마같은 사장님' '누님(또는 언니)같은 사장'. 그들이 가슴에 세계를 품으며 척박한 토양에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고 있다.
여성CEO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성공비결과 성공에 담긴 고뇌·번민을 살펴본다.
(주)한국절연물산 金順子사장
날씨가 제법 쌀쌀하던 지난해 10월3일 새벽 1시30분께. (주)한국절연물산 金順子사장(56)은 작업복차림에 도시락과 김밥, 따뜻한 국물이 담긴 보온병을 양손에 들고 파주시 월롱면에 있는 자신의 회사 공장으로 들어선다.
생산부장과 영업부장, 그리고 생산부직원들이 신기술 개발을 위해 2주일째 밤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격려차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밤을 샌다.
그렇게 새벽잠을 설치며 '밤 나들이'를 한지 10여일째 되던 날 새벽 4시께 공장에서 박수소리가 터진다. 국내 최초의 초고압차단기용 절연 Rod(두꺼비집에 들어가는 전기절연물)의 개발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金사장의 직원사랑, 회사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金사장은 지난 92년1월1일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12년 동안 회사를 꾸려오던 남편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지 3개월여만의 일이다. 살림만 하던 47살 전업주부의 21세기 일류 여성CEO에 대한 도전은 그렇게 시작된다.
(주)한국절연물산은 98년 매출액 12억원, 99년 15억원, 2000년 19억원 등 건실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 전력시스템 및 전력기기용 전기절연물 제조업체의 선두주자다. 지난해 ISO9002와 UL인증을 획득하며 21세기 일류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시험을 완료한 Semi-Voidless(반무결함) 절연물은 연간 일본제품수입액 260만달러의 30% 대체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현재 60%정도 개발이 진행중인 Voidless(무결함)는 개발이 완료될 경우 연간 80%의 수입대체효과는 물론 선진국 중전기기 업체로의 연간 100만달러 부품수출도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거래처는 현대중공업, 효성중공업, LG산전, 일진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다.
우수중소기업인상(95년)과 품질목표달성우수상(97년), LG산전 품질경영우수상(2001년1월),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선정 우수여성경제인상(2001년2월) 등 상복도 타고났다.
“신규 개발제품의 수요증가로 올해 25억원, 2002년 32억원의 매출액이 예상되고 있다”고 말하는 金사장의 경영방침은 '인화(人和)'다. 탁월한 리더십이 이를 뒷받침한다.
종업원들을 '가족'이라고 부르는 그는 생일과 결혼 등 직원들의 경조사를 직접 챙긴다. 3D업종이면서도 단 한건의 노사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6년전인 지난 95년. 15년동안 근무하던 공장장이 회사를 따로 차려 나갈때 '소사장제'를 도입, 밀링과 선반 등 일체의 공작기계(시가 3천만원 상당)를 지원했다. '한번 식구는 영원한 식구'라는 개념을 실천한 것이다. 金사장은 여성CEO로서, 또 선진 여성상으로서 21세기 여성CEO문화를 열고 있다.
/金重根기자·kjg@kyeongin.com
여성CEO-(주)한국절연물산 金順子사장
입력 2001-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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