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치하 종교계의 항일운동은 종단의 교리와 애국심이 결합된 것이었다. 특히 경기도 지역은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한반도 중심부라는 특성이 결부돼 중요성을 더한다. 23일 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서굉일) 주최 '경기도 지역 종교계의 민족운동' 심포지엄(도문화예술회관 국제회의장)은 유교·대종교·천도교·한국재림교의 민족문화운동을 조명해 관심을 끌었다. 얼마전 발간된 기전문화예술총서 '일제하 경기도지역 종교계의 민족문화운동'(경기문화재단)을 토론현장으로 옮긴 것이다.
유교에대해 발표한 오영섭씨(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는 “구한말에는 의병항쟁 등 직접 투쟁을, 일제치하에는 상소·제향거행·서당운영 등 간접투쟁 방식을 택했다”며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지만 선비의 도리를 실천하는 방편이었다”고 평했다. 대종교는 경기지역 출신들이 핵심으로 활동하면서 민족종교로 성장했다. 황민호씨(숭실대)는 “단군신앙과 나철의 구국운동이 결합하면서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정훈모가 이끈 단군교총본부는 시흥에 단성전을 세우는등 독자적 교단을 형성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천도교는 당시 막강한 세력이었다. 1910년대만 해도 도내에 5개 대교구와 19개 정도의 교구가 설치돼 3·1운동에 크게 기여했다. 발표자인 조규태씨(국가보훈처)에 따르면 “1919년 2~4월 교당 건축명목으로 특별성미금을 모아 독립선언서를 제작했으며 수원 장안·우정면을 중심으로 독자적 시위를 할 정도”였다.
한국재림교는 일제의 교단해체에 맞서 가평 적목리에 자급자족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애국계몽운동을 펼친 교단. 이종근 삼육대교수는 “해방까지 2년동안 신앙양심에 입각한 민족정신의 훈련장으로서 신사참배·창씨개명·강제징집 등 제국정책을 목숨을 걸고 거부했다”고 발표했다.
학생과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는 재림교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임기반 선생의 친손자 임창열 도지사가 참석해 시선을 모았다.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
'일제하 경기지역 종교계 민족문화운동' 토론현장으로 옮겨
입력 2001-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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