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을 틔우느라 꿈틀대는 대지, 부풀어 오른 꽃망울,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하는 부드러운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 나들이에 제격인 계절이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 하나만으로 나서면 낭패보기 십상. 시간이 지나도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려면 약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자, 하나하나 점검해보자. 〈편집자 주〉
 막연히 '나가자'고만 생각하면 매년 엇비슷한 나들이가 되기 쉽다. 놀이동산이나 동물원, 인근 공원에서 어슬렁대다 한 두 끼 외식하고 끝나버리기 일쑤. 올해는 테마를 정해 계획적인 나들이로 성취감을 높여보자.
 먼저 가족의 성향에 맞춰 장소를 선택한다. 어린이가 있으면 아무래도 놀이할 수 있는 곳이 좋다. 그렇다고 무작정 놀이공원으로 가지 말고 시민단체 등이 운영하는 각종 생태 프로그램에 참가해도 좋다. 봄나물을 캘 수 있는 들판, 개구리가 깨어나는 시냇가, 아늑한 봄바다와 개펄생태를 볼 수 있는 서해안 등 다양하게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갈 곳을 결정하고 나면 그에 따라 준비물을 정한다. 나물을 캘 수 있는 작은 호미와 위험하지 않은 칼, 귀여운 양동이, 개펄을 한 삽 뜰 수 있는 꽃삽을 준비하면 한층 상큼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어린이의 취미에 따라 원고지, 화판 등을 준비해 점심 뒤 간단하게 그림도 그리고 짤막한 시도 써보게 하면 더욱 좋다. 이와 함께 가족이 평소 즐기는 게임판이나 공, 원반을 준비해가면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자동차로 떠날 경우 피크닉 세트와 돗자리, 보온 보냉컵, 아이스박스, 차량 간식용 쟁반을 갖추자. 어린이가 있으면 뒷좌석에 놓는 안전 놀이터를 구입해 설치하면 놀고 잠자는데 불편하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준비물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2~3개 덩어리로 압축하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찾기쉬운 위쪽에 둔다. 어린이에게는 자기물건을 담은 배낭과 물통을 챙겨준다. 어린이들은 움직임이 많아 물을 자주 먹기 때문에 혼자 물을 먹고 자기 물건을 챙기게 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자외선 차단제(자외선 차단지수 30이상), 선글라스, 모자, 우산 겸용 양산, 휴지, 여분의 옷 등은 반드시 챙긴다. 봄볕은 생각보다 따가워 얼굴과 팔을 그을리기 쉽다. 선글라스는 자외선과 모래바람을 막아주면서 멋내기에도 이상적이다. 모자는 거추장스럽지 않고 필요없을 때 접어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야구모자나 캡이 적당하고, 작게 접혀 핸드백에 넣을 수 있는 우산 겸용 양산은 따가운 볕이나 갑작스런 소나기 등 불시에 사용할 수 있어 좋다. /柳周善기자·j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