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는 28일 새천년 기념사업의 하나로추진해 온 국가상징 조형물 ’천년의 문’ 건립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확정했다.
김한길 문화부장관은 이날 오전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같은 방침을 보고하고 최종 재가를 받았다.
문화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천년의 문 건립을 위한 총사업비가 당초 3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어났지만 국고 85억원 이외에는 구체적인 재원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고, 공모 당선작에 대한 풍동실험 결과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설계보완을 거치면서 원형이 변질됐다”면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 사업을 예산낭비로 지적해 오는 등 문제제기를 하고, 국회 등에서도 사업추진에 계속 문제를 제기해천년의 문을 건립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부는 또 “두 차례 풍동실험과 설계보완을 거치면서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착공이 계속 늦어져 밀레니엄 상징 조형물로서의 시의성을 잃게 됐다”면서 “내년 5월 월드컵 축구대회 이전까지 외관 완성이 불가능하고, 설계보강을 했다지만 세계초유의 직경 200m짜리 원형 건축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될 소지가 있는 점도건립하지 않기로 한 요인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이에 따라 천년의 문 건립 업무를 맡아 온 재단법인 천년의 문(이사장신현웅)의 법인설립 목적이 없어진 만큼 해산하고, 이미 배정된 국고 65억원 가운데미집행 금액 52억원을 회수하기로 했다.
천년의 문은 2002년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파리 에펠탑에 버금가는 국가상징 조형물을 건립한다는 취지에서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앞 연면적 2천730평의 터에 직경200m의 원형건축물을 세우는 것으로, 내년 5월 외관공사를 완료하고 2003년 5월 완공한다는 계획 아래 추진해 왔던 새천년 기념사업의 하나.
지난해 2월 확정된 천년의 문 설계안에 따르면 문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들어서며, 내부에 에스컬레이터와 2천여개의 계단을 설치해 서울시 전역을 내려다볼 수 있다. 문화부는 당초 천년의 문을 세우기로 했던 상암동 터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대안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