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추풍령 휴게소에 동물원이 있던데요?”
 19년전 안모씨는 여동생과 부친을 따라 회사 버스로 대구에 다녀오는 길에 추풍령 휴게소를 들렀던 어릴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때 안씨는 9살이었고 어린이날 연휴를 이용해 부친 회사 직원들과 가족단위 봉사활동으로 대구에서 미국인 엠마부인이 봉사하고 있는 나환자촌을 다녀오는 날이기도 했다.
 당시 여동생과 동물원에서 회사 버스가 떠난 줄도 모르고 동물구경하고 놀다가 고객지원단 도움으로 죽암휴게소에서 아버지에게 극적으로 인계된 적이 있었다.
 고속버스의 10분 휴식 제한에 익숙해 있었다가 모처럼 여유있는 휴식시간이 마련되어 시간개념 없이 상·하행선을 이어주는 육교위를 뛰어다니다가 졸지에 미아가 될 뻔했던 추풍령 휴게소의 추억은 어린이날만 되면 생각난다고 말한다.
 당시만 해도 휴게소에 동물원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던 때였다. 성인이 된 지금은 추풍령이 경부고속도로 428㎞구간 중에 214㎞지점으로 서울과 부산 중간지점이고, 경부고속도로 준공탑이 있는 휴게소로 의미를 두고 있지만 그때 동심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동물을 볼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한 시절이었다. 얼마전 추풍령 휴게소를 들렸다는 안씨는 한결 깨끗하고 다양해진 모습을 보며 잠시 옛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필자는 안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속도로 문화가 이젠 단절된 공간을 연결해주는 역할 뿐만아니라 동심을 키워주는 또 다른 공간으로 거듭나는 '휴먼 하이웨이'에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 〈한국도로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