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인 여성 '로젤'이 우연히 카페에서 만난 친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설정의 이 연극은 여자이기에 자신의 꿈을 접어야 했고 잇단 남자들의 착취와 폭력 속에 서서히 황폐해져간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다.
초연 10년째인 이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김씨는 그 이유에 대해 “아직도 로젤같은 여자들이 이 땅에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스스로 '내 분신같은 작품'이라고 말하는 이 작품을 공연하며 김씨는 그간 “로젤같은 여성을 만나 울고 밤새워 이야기하고 가슴 아파했다”고 회상했다.
“여자가 불평등과 편견속에 존재하기 때문에 여성 연극을 하는 것뿐이지요. 결국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틀에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최근까지 전국의 교도소와 고등학교를 돌며 '로젤' 순회공연을 해왔지만 일반관객 앞에 다시 서는 것은 5년만이다.
그 때문에 김씨는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로젤을 다시 만나는 듯한 느낌에 나 스스로 로젤이 얼마나 성장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설렌다”고 말한다.
최근 '버자이너…' 공연중 건강문제로 공연이 중단된 일도 있는데 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가도 괜찮겠느냐고 묻자 “정신적 피로로 그랬던 것일뿐”이라며 “평소 건강 관리는 철저히 하는 편이기 때문에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대답했다.
공연은 5~30일 정동극장. 공연시간 평일·일요일 오후 4시, 금·토요일 오후 10시(단 6일 오후 2시, 월요일 쉼). 문의:(02)773-8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