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진각종(眞覺宗)은 많이 알려진 종단은 아니다. 밀교(密敎) 계통
이라는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밀교가 풍기는 비의성(秘義性) 때문에 거리감
과 궁금증이 더할 뿐이다.
오는 14일 창교절을 맞는 진각종의 수원 신풍동 유가심인당(心印堂) 주
교 혜정(惠淨·53) 정사(正師·남성 성직자, 여성은 전수·專受)를 만나 신
앙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혜정 정사는 지난 5월 종단 선거에서 교법을 수호
하는 교육원장에 피선됐다.
 “진각종의 목적은 본심의 발현에 있기 때문에 상(像)이 없습니다. 부처
님의 본심은 우리의 본심입니다. 이것이 바로 6자 진언(眞言) '옴마니반메
훔'이죠.”
 '옴마니반메훔'은 TV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의 주문으로 방영되면
서 당시 진각종의 강력한 항의를 받았었다. 혜정 정사에 따르면 이는 '말
로 표현할 수 없는 진리', '부처의 말씀'을 의미하며 뜻은 없다고 한다.
쉽게 풀면, 너무 아름다운 경치를 보았을 때 그것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으며 단지 감탄사 정도로 함축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옴마
니반메훔'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법신(法身) 비로자나불을 모시긴 하지만
상 없이 한글 '옴마니반메훔'을 두고 의식을 진행한다. 사찰 개념의 심인당
은 모두 도심에 있어 생활불교를 지향한다.
 “밀교는 부처가 설(說)하지 못한 부분이 흡입된 대승불교의 한 자락이
나 신라말 중국 선종을 받아들이면서 사라지가 시작했어요. 명맥이 끊기다
시피 한 것을 1947년 대구에서 회당 손규상 대종사(1902~1963)가 중창했기
때문에 창교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 날은 기념행사와 함께 신자들이 수
행의 경험을 나누면서 보냅니다.”
 진각종의 수행법은 몸으로 부처의 모습을 하는 신밀(身密), 입으로 진언
을 염송하는 구밀(口密), 뜻으로 부처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일치시키는 의
밀(義密) 등 삼밀관행이다.
혜정정사는 새벽 3시에 깨어 3시간, 다시 저녁에 1시간의 정진시간을 갖
는다고 한다.
 “지난 반세기는 종단의 내실과 내적 수행을 다지는 기간 이었습니다. 2
년 전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하면서 대외활동을 넓히고 있어요. 특히 북한동
포돕기에는 심혈을 쏟고 있지요. 저도 지난해 방북, 보현사에서 법회를 가
졌습니다.”
 혜정 정사는 “종교의 목적은 같다”면서 “종교인은 물론 모든 사람이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며 긍적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
다”고 염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