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대지를 적셔주시고… 태평성대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상향.” KBS 특
별기획 드라마 '명성황후'의 대원군 역을 맡은 탤런트 유동근의 제문낭독
이 끝난후 황범식 등 연기자들의 기원이 이어졌다.
명성황후 제작팀은 90년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아 지난 12일 촬영 현장인
용인 한국 민속촌에서 기우제를 올렸다.
이날 기우제에는 윤창범 PD를 비롯해 유동근, 황범식, 김효원 등 연기자
와 스테프진, 관람객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게 열렸다.
먼저 유동근, 윤창범 PD, 황범식 순으로 잔을 올렸고 제문낭독은 대원군
유동근이 낭독했다. 제문은 불에 태워 잿가루를 물에 담긴 놋대야에 띄워
세 번 뿌려졌다.
유동근과 기우제와는 인연이 깊다. 기우제와의 인연은 이번이 두 번째. '
용의 눈물' 당시 태조역의 유동근은 가뭄을 맞아 비를 부르는 기우제를 전
주 경기전에서 직접 관장했었다.
명성황후 제작팀은 15회 방송분에 오늘 있었던 기우제 장면을 넣는다.
명성황후 대본에 기우제가 삽입된 사연은 재미있다. 유동근이 기우제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정하연 작가에게 까지 전달되면서 15회 방송분에 고종
이 경복궁에서 기우제를 올리는 장면을 삽입하기로 한 것.
이날 행사를 제안한 유동근씨는 “촬영장을 다니면서 가뭄으로 고생하는
농민들을 직접 대하니 안타까웠습니다. 이번 명성황후 기우제를 시작으로
비가 많이 와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이내관역을 맡고 있는 황
범식씨는 “비를 바라는 맘으로 정성을 다해 오늘 기우제를 준비했다”며
두 팔을 벌려 '비여 오소서, 비여 내려 주소서'를 목놓아 외쳐 주위를 숙연
하게 했다.
이날 기우제를 준비한 제작팀은 초당 이무호 선생이 쓴 龍자 380자로 구
성된 (水)자를 제상에 걸었고 시루떡, 밤, 대추, 배 등이 차려진 제사상을
준비했다.
또 이날 민속촌을 찾은 관람객과 함께 제사를 올리고 제사음식을 나누며
비가 내리기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