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레이스"(23일 개봉)는 그 꿈을 이룬 그레이스 아줌마가 등장하는 행복한 영화다.
이야기 무대는 대서양 연안 영국의 끝자락에 위치한 콘월 마을. 화초를 재배하며 온실의 꽃처럼 평온한 삶을 살아온 그레이스(브렌다 블레신) 아줌마에게 어느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남편의 급작스런 죽음과 함께 엄청난 빚더미에 파묻히게 된 것. 길거리에 나앉게 된 그레이스 아줌마에게 희망처럼 주어진건 '대마초 한 뿌리".
이대로 죽을순 없다고 결심한 그레이스 아줌마는 정원사 메튜를 끌어들여 비밀 온실에서 대마초를 대량재배한다.
평범한 아줌마와 금기사항인 대마초. 영화의 두 축은 아이러니 하기 그지없다. 영국출신 신예 니이젤 콜 감독은 이런 아이러니를 '순박함"과 '유머"와 '환상적인 반전"으로 돌파하며 그레이스 아줌마처럼 보는 이들도 행복하게 한다.
귀여운 아줌마 그레이스를 비롯 매튜와 그의 애인 니키, 의사 벰포드 등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즐겁고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하다. 이들이 받아들이는 대마초는 '세상도피"나 '검은 돈"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바라보는 대마초및 대마초의 활용등이 워낙 유머스럽고 순수한 탓에 영화의 '대마초"가 마치 기분을 훈훈하게 하는 '커피" 수준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이런 '오! 그레이스"는 '브레스트 오프" '폴 몬티" '빌리 엘리어트"등 최근 선보인 영국영화들과 동일선상에 있으면서도 다른 점을 보여준다. 일단 '오! 그레이스"는 최근 영국 영화들처럼 결코 넉넉하다고 볼 수 없는 서민생활에 밀접해 있다. 또한 각박한 삶속에서도 꿈과 유머를 잃지않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성분이 동일하다.
하지만 최근 영국영화들이 현실적인 희망과 꿈을 얘기했다면 '오! 그레이스"는 대마초만큼이나 환상적인 성공을 던져 놓는다. 대마초가 검은 돈과 관련되는 것을 염려, 모두 태워버린 그레이스 아줌마는 자신의 경험담을 소설로 펴내 돈과 명예를 거머쥔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 귀여운 아줌마의 환상적인 성공담에 관객들이 즐거워 지는건 당연한 일. '비밀과 거짓말"등으로 알려진 브렌다 블레신의 뛰어난 연기도 즐거움을 주는데 큰 몫을 한다. '2000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