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림산봉수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5개 연조(불 때는 아궁이)의 구조가
확인된 봉수터입니다. 조선초기 봉수연구에 획기적인 자료가 발굴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과 함께 성남 천림산봉수를 발굴해 국내 최
초로 5개 연조의 봉수구조를 확인한 성남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조병로소
장(51·경기대 사학과 교수). 조소장은 성남시가 천림산봉수의 중요성을 인
식하고 이번 발굴을 추진하게 유도한 사실상 가장 큰 공로자다.
 조소장이 천림산봉수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5년 광복 50주년을 기념
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통일기원 봉화제 행사를 통해서였다. 조소장은 이후
천림산봉수와 관련된 문헌을 수집하고 현장을 탐사하는 등 꾸준한 연구를
계속했다.
 첫번째 성과물이 나온 것은 지난 99년 10월. 조소장과 향토문화연구소는
전국 최초로 천림 산봉수를 주제로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해 천림산봉수에
대한 관심을 높여내는 한편, 학술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보존·복
원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다음해 성남시가 토지박물관을 통해 본격적인 천
림산봉수 발굴에 나서게 했다.
 “지금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 봉수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체계
적인 고증과 연구없이 특정한 봉수를 모델로 모방하는데 그치고 있어 많
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굴된 천림산봉수는 조선초기 봉수
의 옛모습을 정확히 규명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조교수는 지난해 지표조사후 올해 발굴로 이어진 이번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번 발굴에서는 국내 최초로 5개 연조를 확인했을뿐 아니라 14
점의 상평통보를 발굴해 조선후기 화폐 주조가 호조·균역청·금위영·진
휼청·선혜청 등 여러곳에서 이뤄졌음도 증명하게 됐다. 또 수집된 재의 성
분을 분석해 당시 땔감의 연료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의 성과물을 모아 국내 최초의 봉수박물관을 건립하는 것
이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또 기회가 된다면 95년에 제대로 이루지 못한 남
북통일 기원 전국봉화제를 실현했으면 합니다.”
 조소장은 현재 경기대학교사학회 회장이자 남한산성을사랑하는모임 회원
으로 활동하면서 성남을 비롯한 우리지역 역사찾기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