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봉담읍 협성대학교 정문 앞 조립식 가건물에 세들어 있는 봉담중
부교회(대한감리회)는 30명만 들어와도 꽉 찰 것 같은 작은 교회다. 그러
나 그 작은 교회는 중국대륙을 향해 열려 있다. 이진순(31) 전도사가 지난
해 4월 인근 공장에 흩어져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개척한, 담임목
사 없는 개척교회다. 지금은 고우정(33)·안풍수(33) 전도사를 비롯한 뜻있
는 사람들이 많이 거들어 주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가 대거 몰려 있는 곳은 안산이죠. 때문에 안산에는 이들
을 위한 여러 시설이 있지만 봉담처럼 작은 지역은 소외돼 있어요. 그래서
이 곳을 택했죠.”
교회를 열자 특히 중국인(한족·漢族) 근로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처음
시작은 중국인만을 위한 교회는 아니었지만 유난히 중국인이 많이 오는 통
에 지금은 예배당 안에도 중국어를 써붙일 만큼 중국 근로자를 위한 교회
가 돼버렸다.
1년여 만에 세례받은 신자만 해도 38명. 교회 규모를 볼 때 기적에 가깝
다.
“신앙의 강요는 없어요. 처음부터 외국 근로자의 외로움을 달래주자고
교회를 세웠고, 지금도 그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단지 하나님을 믿
는 사람들을 알게 하고, 신앙을 가지만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치
죠. 저희 교회를 다니다 중국에 돌아간 신자들이 비삼자교회(지하 비밀교
회)에 다닌다는 편지를 받으면 제가 오히려 놀라요.”
중국의 교회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허가해준 삼자(三字)교회와 비삼자(非
三字)교회로 나뉘는데, 진짜 신앙생활을 하는 비삼자교회를 다니는 것은 극
히 위험하다고 한다. 이진순 전도사는 한족은 자존심과 의리가 대단히 강하
며 한 번 인간적으로 맺어지면 끈끈한 관계가 지속된다면서 이들을 만나고
중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 선교가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쪽에 치중돼 있어요. 언어장벽과
대륙기질이 한족에 대한 선교를 가로막고 있지요. 2003년 목사 안수를 받으
면 바로 중국선교를 떠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전 지구인이 기독교를 믿어야 하느냐고 기자가 물어봤다. 이 전도
사는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이렇게 말하면 욕먹을 텐데…”하며 말
꼬리를 흐린 뒤 “꼭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천주교 김수환 추기
경이 도올 김용옥과 대화에서 '구원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 구절을 인용
했다. 하지만 곧 “신이 사랑으로 자유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보은(報恩)해
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 근로자의 외로움 믿음으로 다독거리죠"
입력 2001-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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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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