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다. 그러나 전통적인 토기문화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물
다.
현대문명이 침투한 곳은 순수한 전통이 이미 소멸되었거나 외래양식과의 결
합을 통해 변질됐다. 토기 전통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지역은 이제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아프리카나 태평양 연안의 섬 지역에서는 현대적인
양식에 전혀 영향받지 않은 토기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원주민들이 일부 남
아 있었다. 그 토기들은 형태나 색채에 있어서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지 않
은 원시성을 간직하고 있어서 현대인에게 인기있는 수집품이었다.
그러한 원주민들이 제작한 토기들을 보여주는 전시가 바로 세계원주민토기
전이다. 여주 세계생활도자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아프
리카, 파푸아뉴기니,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이 제작하여 사용하던 토기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들 세 지역의 토기는 서로 다른 독특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지만 몇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순수하고 솔직한 미감, 가공되지 않은 야성적
인 아름다움이다.
특히 아프리카 토기와 파푸아뉴기니 토기의 문양과 형태는 원시성을 넘어
현대미술과 통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20세기 초 많은 미술가들이 왜
프리미티비즘(원시주의)을 열망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