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100여명 시민들을 공연장 복판으로 불러들여 키 8m의 초대형 인형을 조
종해보게 하는 미국의 야외 인형극, 섹시한 남미 춤인줄만 알았던 ‘살
사’ 댄스에 탈춤을 닮은 민중 정서가 녹아있음을 발견해보는 마당도 열린
다. 14일 개막, 23일까지 이어지는 ‘과천마당극제2001’. 올해엔 여느해보
다 큰 규모로 판을 벌인다. 한국을 포함하여 이탈리아 미국 폴랜드 필리핀
콜럼비아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 9개국 작품 43편이 총188회에 걸쳐 공연
된다. 국내 작품으론 ‘칼노래 칼춤’(한두레)을 비롯,어린이-청소년 마당
극 7편, 거리극, 문화부 전통연희극 개발 지원작품으로 공동창작된 ‘녹수
청산’등 34편이 선보인다.
연인원 20만명의 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규모 잔치가 이번에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관객들과 함께 하는’ 잔치 만들기다. 객석-무대
구분없이 한바탕 흐드러지게 노는 마당극의 신명을 살리자는 것. 14일 전야
제부터가 그렇다. 오프닝 공연 ‘정조대왕 관문에 서다’는 조선시대 정조
가 행차하다가 과천에 묵을 때 광대들이 선보이던 ‘무동답교놀이’를 재현
한 것인데, 백성들이 아이들을 무등 태워 잔치 벌이는 대목에선 배우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과천 시민들이 자기 아이들을 무등 태워 참여한
다. 여기에 참여할 시민들을 위해 8일 오후 5시 과천시민회관 잔디밭에선
강습도 한다.(문의 02-504-0944) 또 축제기간중엔 ‘나도 마당극 배우’라
는 마당극 연기 체험, 연기실습, 전통탈 만들기, 전통놀이 체험 등 문화체
험행사가 14가지나 열린다.
해외 공연중 미국 HOBT극단 의 초대형 야외 인형극 ‘평화 만들기-생명
의 나무’(9월 21-23일 관문체육공원)도 관객들이 무대로 뛰어들어 함께 만
들고 즐기는 공연이다. 이 극단은 HOBT(In the Heart of the Beast; 야생동
물의 심장부에서)라는 극단 이름 그대로 야생동물의 마음으로 돌아가 아름
다움과 정의를 세상에 실현해보겠다는 단체다. 지역의 생명력과 평화 화합
을 희구하는 내용을 풀어내는 이들의 작품은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매년
노동절 행사때 공연돼왔다. 미국 바깥 공연은 이번이 초연이라고 과천 마당
극제 조직위는 밝혔다.
콜롬비아에서 최고의 살사 그룹으로 선정된 쏜 코모 쏜 극단의 ‘카리브
해의 열풍’은 콜롬비아 전통 민속춤인 살사(Salsa)를 주제삼은 야외연극.
화려한 의상을 입고 열정적 몸짓을 펼치는 살사엔 굴곡많은 역사를 살아가
는 고통을 신명으로 견뎌낸 콜롬비아 민중들의 정서가 깃들어있다. 초반부
‘살사의 기원’을 느린 템포로 시작하다가 점점 빨라지면서 마침내 살사춤
의 진수인 관능이 폭발한다.
과천마당극제는 공연 장소도 예년처럼 3,4군데로 한정하지 않고, 과천시
민회관 앞 잔디마당, 과천시민회관, 관문체육공원 등 15곳으로 정해 시 전
역을 문화 잔치판으로 만든다. 아파트 단지내 공터 7곳에서까지 거리극이
이어진다. 정조대왕이 화성 사도세자릉 행차때 묵었다는 객사인 ‘온온사’
도 공연장으로 활용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장소 성격에 맞게 이 곳에서
는 다른 공연장처럼 떠들석하고 신명나는 작품 대신 심우성의 1인극인 ‘결
혼굿’, 스튜디오 몽골몽골의 ‘마이 원더풀 레프트 훅’등 ‘잔잔한’ 작
품들이 공연된다. 또 전국 유일의 주부 마당극단인 ‘주부마당극패 너울
네’는 한많은 어머니와 며느리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꽃’을 공연한다.
(02)504-0947 <연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