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고 다소 건조해지는 9월과 10월에는 호흡기 질환이 부쩍 늘어
난다. 우리 몸은 외부기온의 변화에 저항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
질이 있는데 기온차가 너무 심하면 적응을 못해 여러 가지 질환이 발생하
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환절기 호흡기질환의 대표는 역시 '감기"가 아닐까 한다. 기관지천식이나
기관지확장증 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이 갑자기 악화돼 병원을 찾는
첫번째 원인도 주로 환절기에 발생하는 감기 등 상기도 감염 때문이다.
감기는 통상 성인은 1년에 2~4회, 소아는 6~8회 정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100여가지 원인 바이러스가 밝혀져 있으나 리노바이러스
(Rhinovirus)나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Influenza virus)등이 주요 원인 바이러스이고 이중 리노바이러스와 코로
나바이러스가 약 절반을 차지한다. 소아가 이러한 바이러스의 서식처 역할
을 하기 때문에 어린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성인에서 감기의 발생률이 더 높
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원인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의 경우 비 점막에 바이러스가 침입
한 후 상피세포를 따라 상기도로 퍼지면서 감염이 진행된다. 바이러스의 증
식은 48시간에 최고조에 이르며, 길게는 3주까지 지속된다. 감염이 진행됨
에 따라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목의 간질거림 등의 증세를 보이다 기침,
객담, 두통, 오한, 발열, 관절통, 근육통, 전신쇠약감 등 전신증상으로 진
행할 수 있는데 통상 1~2주 내에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된다. 위와같은 증
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감기를 넘어서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중이염 등 세균감염의 이차적 합병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진료를 받아
야 한다. 특히 기관지천식이나 만성폐질환 등이 있는 환자는 즉시 진료를
받아 급성호흡부전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한다.
감기는 역사가 오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특효약이 없는 실정이
다. 대증치료를 하며 자연치유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우선 충분한 휴식
과 균형있는 식사로 전신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개인위생에 주의
를 기울여야 한다.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이고 균형잡힌 식사, 적당한 운동
으로 개인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저항력을 키워주는 지름길이다. 감
기가 유행할 때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귀가 후에는 손을 반
드시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상식적인 예방법만 시행해도 감기의 발생 빈도
를 현저히 줄일수있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호흡기내과 김치홍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