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후 우리나라 의료부문에서 발생한 가장 큰 사건 이었다는 지난해 의
료계 파업사태. 의약분업을 중심으로 한 현정부의 의료개혁 청사진이 아무
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불거진 이 사태는 우리나라 의료
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1년여… 의료계 사태는 일단 수그러든 듯 보이지만 언제 다시 터질
지 모를 팽팽한 긴장감과 위기의식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젊은 의사 박형욱이 펴낸 '의사를 죽여서 의료를 살
릴 수 있다면…''(청년의사 刊)은 우리나라 의료법 체계를 과거로 부터 차

차근 살펴보면서 우리 의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
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체계가 자유지향적 의료체계의 끝부
분에 놓여 있으며 보건의료의 문제점 중 상당수가 통제되지 않는 시장기능
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보건학적 의료체제론''에 강력한 반론을

시한다.
의료현실의 부조리가 시장의 실패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과도한 규제 혹은
부적절한 규제의 결과로 나타난 정부의 실패라는 것이다.
저자는 결론을 통해 첫째 서구의 민주주의 국가처럼 공적 의료체계와 사적
의료체계의 권리와 의무를 분명히 구별하고 이들간의 경쟁과 보완을 도모
할 것, 둘째 이를위해 의료법과 의료보험법을 합헌적으로 적용할 것, 셋째
시민과 의료인의 자율적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입법정책을 세울것 등을 호소
하고 있다. 318쪽, 1만3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