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 6명을 기념하는 문학제가 오는 20일
과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대상이 된 6명의 문인은 김동환, 박영희, 박종화, 심훈, 이상화, 최서해
등이다.
이들 6인은 신경향파 문학에 직,간접적인 출발점을 두다 후에 다른 길
을 걸은 작가들이어서 북한에서도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특히 회월(懷月) 박영희와 파인(巴人) 김동환은 6.25전쟁때 납북된 작가
들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희는 초기부터 카프(조선프롤렐타리아 예술동맹)에 깊숙이 간여하다
가 이 단체의 노선을 둘러싸고 이념적 강경파였던 임화.안막 등과 대립,
끝내는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이며 잃은것은 예술자체'라는 선언을 발표하
고 카프를 탈퇴한 문인이다. 이 박영희가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적어
도 66년까지는 북한에서 생존, 시나리오작가 및 영화평론가로 활동한 것으
로 알려졌다.
북한의 문학사를 보면 박영희는 59년 김재호와 공동으로 '행복한 거리'라
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이 작품은 북한 문학사에서 50년대 후반 북한여성들의 사회진출문제
와 '나라 살림살이를 알뜰하게 할데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우리시대 인간
들의 새로운 사회주의적 도덕과 풍모를 보여주었다'고 기술돼 있다.
북한의 주요인사 가운데 이 박영희(朴英熙)말고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
은 '아시아-아프리카 단결위원회'위원장을 지낸 박영희 밖에는 없다.
박영희의 납북경위는 아직도 밝혀진 것이 없다.
'국경의 밤'의 시인 김동환은 58년 12월 평북 철산지방의 한 협동농장으
로 추방 된 사실까지는 전해졌으나 그후로는 소식이 끊겼다.
김동환은 납북 직후부터 58년 추방당하기전 까지는 '평남일보' 교정원
을 거쳐 납북 인사들로 구성된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중앙위원으로 있
었다.
이 단체는 56년7월 안재홍,조소앙,엄항섭,조헌영 등 납북 저명인사들과
이른바 '남로당 푸락치 사건'에 연루됐던 김약수,강욱중,최태규 등 정치인
200여명으로 조직됐는데 당시 최고위원으로는 안재홍, 조소앙, 엄항섭, 오
하영, 송호성 등 5명이 선출됐다.
이 단체는 88년 5월23일에는 시인 조지훈씨의 부친인 조헌영씨의 사망
과 관련, 부고를 발표하기도 했다.
'탈출기'의 작가 최서해는 북한에서 '초기 프롤렐타리아 소설문학의 대표
적 작가로서 문학사에서 응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지난 94년 평양서 발간된 '문예상식'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생활반영
의 진실성과 예리성, 간절하면서도 생동한 묘사, 탄력적인 문체 등으로 뚜
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최서해는 북한의 작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는데 현 북한최고의 시
인 김철이 대표적인 작가이다.
김철은 지난 1월호 조선문학을 통해 후배작가들에게 최서해는 아궁이속에
서 귤껍질을 뒤져낸 젊은 아내를 보면서 소설을 써야 했던 최서해를 본받
아 진실한 작품활동을 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전 북한 문학예술총동맹위원장 이기영(84년 8월 사망)도 자신의 유고집
('태양을 따라')에서 최서해에 대해 ' ... 그는 언제나 낙천적으로 쾌활하
게 웃었다. 그리고 의협심이 강하여서 눈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그냥 묵
과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인간됨을 높게 평가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시인 이상화도 '초기 프롤렐타리아 시문
학의 대표적 시인'으로 북한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그의 대표작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는 '일제 식민지통치하에
서 착취받고 억압받는 우리 인민의 기막힌 처지와 고통, 현실에 대한 울분
과 저주의 감정이 심각하게 토로되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상록수'의 작가 심훈 역시 긍정적인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상록수'에서 농촌계몽활동을 하는 주인공이 지주와 타협을 하는 장면
은 '심각한 제한성'을 가지는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일제 및 유산층과의
대립속에서 지식 청년들의 활동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심훈의 작품으로는 '상록수'와 함께 '영원의 미소'가 주로 소
개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