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천편일률적인 교육방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갖는 공통된 고민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수원의 공동육아협동조합 '달팽이어린이집'(광교산 경동원 맞은편)은 그 고민을 상당히 해결하고 있다.
광교저수지를 지나 코스모스 한들거리는 길가, 한적한 곳에 자리잡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매일 오전 들과 개울로 나들이를 가고 오후에는 천연염색·다도·전래놀이를 하며 보낸다. 점심과 간식 등 먹거리는 '항아리'로 불리는 영양교사(조합원)가 정성껏 직접 만든다. 11명의 아이들은 3명의 전문 보육교사가 보살펴주고 있는데 취학을 앞둔 아이가 없기 때문에 문자교육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대표교사를 맡고 있는 이연숙씨는 “자연친화적이고 자유롭게 놀게 하지만 방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기할 만한 점은 친근감과 평등한 사고를 불어넣기 위해 교사를 별칭으로 부르고, 존대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실제로 아이들은 이 교사를 별칭인 '좋아'라고 부르며 “좋아, 나 과자 먹고 싶어. 이거 먹어도 돼?”라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
존대말과 예의범절을 주입해도 시원찮은 시대 아닌가? 이 교사는 이렇게 답했다. “3~5살에는 어차피 존대말이 힘들잖아요? 교사가 가족같은 친근감을 줘야 부모로부터 쉽게 떨어지죠. 6세 정도 되면 가르치지 않아도 자연스레 존대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 우리나라 공동육아조합 7~8년 역사에서 입증됐어요.”
수원에도 2~3곳을 포함, 전국 40여곳에 이르는 공동육아협동조합(http:gongdong.or.kr)은 부모와 교사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새로운 대안교육운동이다. 자연친화와 유기농먹거리, 학습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점.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 자율성을 갖게 하기 위해 다도, 음률, 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 문제. '터전' 임대료와 입회비가 있고 보육료도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비싼 편이다. 수원 달팽이어린이집(http:club.lycos.co.krgongdong)의 경우는 13가구가 출자금(임대료)으로 가구당 400만원을 냈고 입회비는 60만원, 월 보육료는 40만~46만원(차등적용)이다. 18~20가구가 적정한 수준이어서 현재 5가구 정도 더 모으고 있다. 전화번호는 (031)251-3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