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도서관에 간다며 나가는 중학생 아들이 못미더워 지난주말 아들을 따라 집근처 도서관을 찾아간 임모(43·수원시 영화동)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가방에 참고서를 싸들고 칸막이 쳐진 책상에서 공부하는 삭막한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고 찾아간 도서관의 정경이 옛날과 너무도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자료실 안쪽 10여대의 PC가 깔끔하게 놓여진 곳. 아들은 노트를 꺼내고 PC를 부지런히 두들기더니 이내 과제물의 답을 찾아 깔끔하게 프린트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후 물끄러미 보고있는 아버지를 돌아본 아들이 하는 말 “아빠, 저기 영상자료실에 가셔서 영화나 한편 보고 계세요….”
아들을 따라 들어간 영상자료실에는 임씨가 옛날에 보았던 영화에서부터 얼마전 개봉소식을 들었던 영화까지 온갖 영화는 물론이고 각종 다큐멘터리와 회화자료까지 없는게 없었다. 벌써 이곳저곳에는 헤드폰을 쓴 여러명의 학생들이 영화에 몰두해 있었다.
신세대들이 몰려드는 요즘의 도서관은 이처럼 옛날의 도서관과 많이 달라졌다. 보통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된 수십대의 PC와 멀티미디어실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정보검색실과 전문자료실, 어린이나 주부를 위한 별도의 열람실 등을 갖추고 있다. 종종 청소년들을 위한 강연이나 명작영화 상영회 등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학생들이 이용하는 대학도서관은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춰서 더 많은 것들을 갖추고 있다. 아예 정보통신 기업들이 홍보효과를 노리고 도서관 내에 인터넷 검색실을 차려준 곳도 여럿이다. 수원의 경희대 도서관의 경우 30여대의 PC를 갖춘 인터넷실과 멀티미디어 영상자료실, 매점, 휴게실 등이 있고 이미 몇년전에 도서관내에 만화자료실도 오픈했다.
신세대들은 이곳에서 초고속인터넷을 즐기고 친구들을 만나고 영화를 보고 수많은 책들을 읽는다. 도서관이 '공부방'에서 신세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